실수로 커피를 테이블에 흘린 뒤 놓아두면 가장자리만 검게 변한 커피자국이 남는데요. 커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왜 가운데는 지저분해지지 않고 가장자리만 얼룩이 진할까 궁금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커피를 흘린 뒤 마르도록 놓아두면 커피 자국의 가장자리가 조금 더 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커피링 효과(coffee-ring effect)입니다. 커피링 효과는 커피뿐만 아니라 냅킨 위에 떨어진 와인 방울에서도 나타납니다.
커리핑 효과가 생기는 이유는 커피가 단순한 액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커피는 커피콩이 분쇄된 커피가루가 물과 섞인 액체인데요. 커피 자국이 마르면 커피가루 입자들이 가장자리로 몰리기 때문에 가장자리만 검게 변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커피가루 입자들은 가장자리로 모이는 것일까요? 이는 물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물은 무언가에 달라붙으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테이블 위에 떨어진 커피 방울은 안으로 응집하는 힘보다 테이블에 고정하는 힘이 큽니다. 그래서 커피 방울은 그 크기를 유지하며 증발을 하게 되죠.
그런데 입자가 많이 모인 커피 방울의 중간은 기체와의 접촉면이 작아 증발속도가 가장자리에 비해 느립니다. 결국 커피 방물의 가장자리의 물이 중간에 위치한 물보다 빨리 증발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커피방울의 중간과 가장자리 물의 증발 속도 차이 때문에 양쪽의 표면장력에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때 물이 중간에서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흐름이 형성되는데 커피가루도 이 흐름을 따라 이동합니다. 결국 물이 모두 증발해버리면 가장자리로 쏠린 커피입자가 많기 때문에 가장자리가 중간보다 더 진하게 되는 것이죠.
커피링 효과는 미세한 입자를 포함한 액체라면 모두 발생하는데요. 레드와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레드와인을 냅킨이나 식탁보 위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게 되면 커피링 효과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의 단순한 현상처럼 보이는 커피링 효과이지만 페인트 업계에서는 꽤 심각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스프레이 페인트 안의 포함된 미세한 입자가 커피링 효과를 나타내면서 페인트가 골고루 칠해지지 않는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페인트 가장자리는 진하게 칠해지고 중간은 연한 색깔을 띠는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에 페인트 업계는 페인트의 커피링 효과를 없애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고안했는데요. 가장 널리 쓰는 방법은 매우 빠르게 증발하는 액체를 페인트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페인트의 미세한 입자가 액체 형태에서 이동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참고자료##
- 마티 조프슨, <똑똑 과학 씨 들어가도 될까요?>, 홍주연, 서울:자음과모음, 2018.
- University of Pennsylvania, The Coffee Ring Effect - Intriguing Microscopic Video, Youtube,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