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생식보다 불편한 유성생식? "전염성 암 덜 걸려"
무성생식보다 불편한 유성생식? "전염성 암 덜 걸려"
  • 이상진
  • 승인 2019.07.10 07:10
  • 조회수 84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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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체가 유성생식을 하는 이유가 전염성 암세포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학교 생물학과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유기체가 유성생식을 하는 새로운 이유를 밝혀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Biology>에 수록됐습니다.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의 차이는 생식세포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습니다. 암수가 서로 생식세포를 만들어 자손을 만든다면 유성생식에 해당합니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성별이 감수분열을 통해 각각 생식세포를 만드는 것인데요. 유성생식을 하는 대표적인 생물로는 인간이 있죠.

무성생식을 하는 대표적인 생물인 짚신벌레. 출처:Wikimedia Commons
무성생식을 하는 대표적인 생물인 짚신벌레. 출처: Wikimedia Commons

반면 무성생식은 생식세포를 만들지 않습니다. 무성생식의 경우에는 유성생식처럼 암수로 나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분열해 자신과 동일한 세포 등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무성생식을 하는 대표적인 생물로는 아메바와 짚신벌레 등이 있습니다.

 

사실 유성생식은 무성생식에 비해 여러 가지 불리한 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암수로 나뉘어 생식세포를 생산하기 때문에 파트너가 없으면 자손을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생식세포를 만드는 추가적인 번거로운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유성생식은 무성생식에 비해 번식 속도도 느립니다.   

유성생식은 무성생식에 비해 번식속도가 느립니다. 출처:pixabay
유성생식은 무성생식에 비해 번식속도가 느리다. 출처: pixabay

그동안 진화생물학자들은 생물이 유성생식을 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봤습니다. 하나는 서로 다른 암수의 유전자가 섞이면서 유전자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다양한 유전자의 출현은 환경 변화에 따른 수월한 적응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 이질적인 유전자가 뒤섞이며 진화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성생식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요. 바로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이 무성생식을 하는 생물보다 전염성 암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는 점입니다. '전염성' 암이란 개념이 생소한 분들도 계실 텐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유성생식을 하는 인간과 대부분의 동물들에게서는 전염되는 질병으로서의 암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행위와 성적인 생식 및 악성 세포의 전이과정. 출처:Frédéric Thomas et al(2019)
성행위와 성적인 생식 및 악성 세포의 전이 과정. 출처: Frédéric Thomas et al(2019)

전염성 암은 주머니곰 등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들에게서 서로 깨무는 행위를 통해 일부 발견되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무성생식을 하는 동물들에 비하면 상당히 낮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무성생식 개체군은 서로 높은 유사성을 유지해 악성세포의 수직과 수평 이동 가능성을 높입니다. 반면 유성생식 개체군은 더 많은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어 내 개체 간 암세포 전파를 제한합니다.

 

연구팀은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들의 경우 현재까지 전염성 암이 발견된 종은 4가지 사례에 불과하지만 무성생식을 하는 생물들에게서는 더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지난 50만년 동안 델로이드 로티퍼를 포함한 미세한 담수동물과 패충류, 진드기류 등 무성생식 계통에서 유성생식으로 넘어온 생물들이 방사선과 중금속 등에 강한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처럼 무성생식에서 유성생식으로 넘어온 생물들이 전염성 암을 막는 특별한 진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전염성 암에 취약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주머니곰 등에서 발견되는 유성생식 동물의 전염성 암 사례는 생물학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퍼펙트 스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발생하기 힘든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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