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고세균 감염 바이러스 발견
해양 고세균 감염 바이러스 발견
  • 강지희
  • 승인 2019.07.16 16:55
  • 조회수 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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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참고 이미지. 출처: pixabay
바이러스 참고 이미지. 출처: pixabay

충북대학교 이성근 교수의 연구팀이 해양 고세균과 바이러스의 상호 작용을 규명했다고 합니다. <PNA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분리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고세균이란?

 

고세균은 단세포 원핵생물입니다. 원핵생물은 핵막이 없어 염색체(DNA)가 세포질에 분포하는 생물을 가리킵니다. 원핵생물로는 세균과 고세균이 있는데요. 둘 다 세포벽을 갖고 있지만 세포벽에 펩티도글리칸 성분이 있으면 세균, 없으면 고세균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또한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 성분도 다릅니다. 고세균은 전사와 번역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세균보다 진핵생물에 더 가깝다고 합니다. 

호염성 고세균은 사해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산다. 출처: pixabay
호염성 고세균은 사해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산다. 출처: pixabay

고세균의 제일 큰 특징은 다른 생물들이 생존할 수 없는 극한 조건에서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세균은 서식지에 따라 호열성 고세균, 호염성 고세균, 메테인 생성균 등으로 나뉩니다. 호열성 고세균은 황이 풍부한 화산온천이나 심해 열수구 등 섭씨 1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서식하며 DNA와 단백질이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호염성 고세균은 사해, 염전과 같이 염분 농도가 높은 곳에 서식하죠. 메테인 생성균은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혐기성 세균으로 습지, 늪, 동물 내장 등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수소를 산화시키고 메테인을 생성한다고 합니다.

 

고세균은 지구상에 가장 많은 3대 미생물 중 하나입니다. 열수구와 같은 극한 환경부터 평범한 환경까지 다양한 곳에 서식하죠. 특히 해양 생태계 전체 미생물의 약 30%를 차지하며 해양에서의 탄소와 질소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암모니아 산화 고균은 최근 질산화와 같은 질소순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구 온난화와 오존층을 파괴하는 아산화질소를 발생시키는 미생물로 알려졌다고 하는군요.

 

해양 환경에서 중요 기능을 하는 미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최근 이들의 군집과 활성을 조절하는 바이러스의 존재가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생물에 감염하는 바이러스는 많이 보고됐지만 해양 고세균의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유전자만 보고됐을 뿐, 바이러스의 실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이러스, 넌 누구냐

바이러스와 바이러스들이 달라붙은 숙주 고세균. 출처:
바이러스와 바이러스들이 달라붙은 숙주 고세균.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팀은 총 2종의 해양 고세균을 이용해 이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발견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중, 서해 해수에서 분리한 해양 고균(strain SW)에서 바이러스에 의한 성장 저해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연구팀은 서해 해수에서 특정 계절에 특이적으로 고세균의 개체수가 증가한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이 지역 해수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해양 고세균은 성장 저해 현상이 발생해 질소의 산화작용이 멈췄으며 유기물이나 비타민 B12 등을 방출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계대 배양을 해 성장 저해 현상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투과전자현미경(TE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으로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는 방추사(레몬) 모양[Spindle(lemon)-shape]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를 NSV(Nitrosopumilus Spindle-shaped Virus)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해양 고세균의 성장을 저해하며 기존의 박테리오파지와 같은 용균성(lytic) 생활사가 아닌 출아(budding)법을 통해 바이러스 번식을 한다고 합니다. 출아법이란 무성생식 중 하나로 몸의 일부분에 혹 같은 눈이 나와 자라고 떨어져나가 새로운 개체가 되는 생식법을 말합니다. 출아법을 하는 대표적인 생물은 '효모'가 있습니다.

바이러스와 해양물질 순환 고세균의 상호 작용.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레몬 형태의 NSV는 극한 환경의 고세균에만 감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레몬 형태의 바이러스는 극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형태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NSV의 레몬 형태는 환경보다 숙주인 고세균과 관련 있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숙주인 고세균이 초기 지구의 고온 환경에서 중온의 토양 또는 해양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를 거치면서 NSV도 함께 일반 해양환경에 적응한 공진화(Co-evolution)를 거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성근 교수. 출처: 과학기술
이성근 교수.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성근 교수는 "해양에서 우점하고 있는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발견을 통해 지구의 물질 순환을 이해하는 기반을 마련하였다ˮ며 "극한 환경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방추사(레몬) 형태의 바이러스를 발견해, 향후 기후변화 예측에도 선도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 배미정, 오현선, 나광석 <내 옆의 선생님 완자 - 생명과학II>
  • Spindle-shaped viruses infect marine ammoina-oxidising thaumarchaea.(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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