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드루이드' 복원한 법의학자
'마법사 드루이드' 복원한 법의학자
  • 강지희
  • 승인 2019.08.19 08:00
  • 조회수 5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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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다를 복원하고 있는 Karen Fleming. 출처: Dundee University
힐다를 복원하고 있는 Karen Fleming. 출처: Dundee University

영국 던디대학교(Dundee University)의 법의학자가 약 2,000년 전 드루이드 여성의 얼굴을 복원해냈습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에서 법의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법의학 예술가 Karen Fleming은 에든버러 대학교 해부 박물관에 전시된 스코틀랜드의 드루이드 해골 '힐다(Hilda)'를 복원했는데요. 

 

힐다는 1833년 에든버러의 <Phrenological Society>서 6명의 헤브리디스 제도의 드루이드들 중 한 명으로 묘사됐습니다. Fleming이 복원한 결과 힐다는 약 60대의 여성이며 기원전 55년~기원 후 400년의 철기 시대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드루이드가 뭐야?

드루이드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드루이드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드루이드(Druid)는 고대 켈트족의 지식 계급이자 승려 겸 주술사였습니다. 켈트족은 정치적으로는 성읍 국가와 파구스 등으로 분열돼 있었지만 종교적으로는 모두 드루이드교를 믿었습니다. 다만 드루이드에 대한 문헌과 기록은 극도로 적습니다. 왜냐하면 카이사르가 <갈리아 전기>에서 드루이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드루이드들이 주로 구전을 통해 가르침을 전수했기 때문입니다. 

 

드루이드는 켈트족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에게 상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켈트족 사람들에게 드루이드는 단순히 종교인이 아니었습니다. 드루이드는 켈트족의 승려인 동시에 마술사였으며 점성술사, 의학자, 신학자, 과학자 그리고 역사가였습니다. 때문에 켈트족 사람들은 모든 영적 능력과 지식이 드루이드의 것이라 여겼으며 드루이드들은 족장이나 왕 다음으로 높은 지위를 가질 수 있었죠. 

드루이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포함해 수많은 매체에 영향을 췄다. 출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홈페이지
드루이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포함해 수많은 콘텐츠에 영향을 췄다. 출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홈페이지

또한 신성한 의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드루이드들은 조세나 전쟁 같은 모든 의무에서 제외됐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군 면제군요. 뿐만 아니라 드루이드들의 결정은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드루이드들에게 불복한 사람들은 혹독한 파문이나 배척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 때문인지 드루이드들은 종교적 권리 외에도 군장의 선출이나 정치적 분쟁을 해결하는 등 정치적 권리도 행사했습니다.

 

종교인이라는 지위에 걸맞게 드루이드들은 다양한 의식을 치뤘습니다. 드루이드들은 일 년에 한 번 프랑스의 오를레앙 지방의 카트뉴트 숲에 모여 의식을 치뤘는데요. 신전을 따로 짓지 않고 영험하다고 믿는 호수나 숲 속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드루이드들은 의식으로서 동짓날이 되면 참나무에 올라가 겨우살이를 잡았으며 하짓날에는 불을 지펴 희생제물을 바쳤습니다. 

 

이 더운 여름, 복원 쉽지 않았다

 

던디대학교에서 Fleming은 힐다의 두개골을 스캔했습니다. 스캔을 토대로 Fleming은 뼈에 살을 덧붙였는데요. Fleming은 "먼저 안면 근육을 씌워준 다음 피부를 붙여야 한다. 이 단계를 차곡차곡 거친 후에야 실제 얼굴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복원 작업 중에서 Fleming은 3D 복제품을 사용해 밀랍으로 힐다의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Fleming은 더운 여름에 밀랍이 녹는 탓에 밀랍으로 힐다의 얼굴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으아악, 살인사건?! 출처: pixabay
으아악, 살인사건?! 출처: pixabay

Fleming은 "지금 말하기는 우습지만, 나는 여름 내내 밀랍으로 본딴 힐다의 일부(예를 들면 귀)를 냉장고에 보관해야 했다. 에든버러에서 통근하는 성숙한 학생으로서, 나는 종종 조수석에 묶여 있는 힐다를 차 안에서 시원하게 유지해야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본다면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다, 어떤 사람일까

Fleming이 복원한 힐다의 얼굴. 출처: Dundee University
Fleming이 복원한 힐다의 얼굴. 출처: Dundee University

Fleming이 복원한 힐다는 어떤 특징을 가졌을까요? 힐다는 스코틀랜드의 셀틱 출신이며 루이스 섬의 스토노웨이(Stornoway)에서 평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Fleming은 특히 힐다의 나이와 치아에 주목했습니다. 힐다는 이빨이 없었습니다. Fleming은 "힐다는 재건하고 재창조하기에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힐다는 죽기 전까지 이빨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당시 사람들의 식습관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Fleming은 힐다의 나이가 60대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힐다가 살아있던 당시 여성들의 평균 수명은 31세라고 하는데요. 힐다가 60대였다는 점을 안 Fleming은 "힐다의 긴 수명은 힐다의 높은 특권 배경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힐다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직 수수께끼입니다. Fleming은 힐다의 나이를 감안해 노화가 사망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Fleming은 "힐다의 재창조가 힐다가 살던 당시의 사람들의 물리적인 특성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 아서. C 클라크

 고대에는 마법사들의 마법이나 오컬트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이젠 과학이 드루이드와 같은 마법사를 복원해주고 마법과 유사한 기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윤선자 <이야기 프랑스책>
  • 찰스 스콰이어 <켈트 신화와 전설>
  • 타임라이프 북스 <유럽의 정복자 켈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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