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예측 "한계 깨고 있다"
토네이도 예측 "한계 깨고 있다"
  • 강지희
  • 승인 2019.08.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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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 안 온다며, 안 온다며! 출처: pixabay
토네이도 안 온다며, 안 온다며! 출처: pixabay

토네이도는 최소 시속 100km로 빠르게 회전하는 돌풍입니다. 전 세계 토네이도의 75%인 평균 1,000여 개가 북미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나 해마다 발생 횟수는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2011년에는 평년의 2배 가까운 1,898개 토네이도가 발생해 5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예측이 어려워 그만큼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의미죠. 특히 4, 5월은 토네이도 발생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봄철 토네이도 예측은 기후과학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문제는 토네이도가 반경 수백m가량의 작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장기적인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장기 예측을 위해서는 열용량이 크고 변화가 느린 해수면 온도와 토네이도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데요. 지금까지는 그 원리가 설명되지 못해 발생 1~2주 전에야 낮은 신뢰도로 예보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예측이 불가능했던 북미 지역 토네이도 발생을 인근 해수면 온도 패턴으로 수개월 전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부산대 석학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단장의 연구팀은 4월에 발생하는 북미 지역 토네이도 발생 횟수가 해수면 온도와 대규모 기압 패턴에 의해 조절됨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봄에 주목하다

해수면 온도 분포 및 기압패턴 모식도
해수면 온도 분포 및 기압패턴 모식도.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빠르게 변화하는 봄철 내 기후에 주목했습니다. 기존 연구에서는 계절 평균을 사용해 4월에서 6월까지의 토네이도 횟수를 평균적으로 계산했는데요. 그러나 4월에서 5월이 되면 수증기 양이 2배 이상 증가해 봄철에도 토네이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고려해 토네이도 횟수와 기후 환경의 상관관계를 월별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62년 간 축적된 북미 지역 토네이도 관측 자료와 모형 시뮬레이션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4월에 한정해 해수면 온도가 특정 패턴을 가질 경우 북미 토네이도 발생 횟수가 증가함을 규명했습니다.

 

중앙 태평양 지역이 평년보다 따뜻하고 미 서쪽 해안이 차가우며 멕시코 만이 따뜻할 때, 중앙 태평양부터 멕시코 만 일대에 '고기압-저기압-고기압'으로 파동 형태의 기압패턴이 형성됩니다. 이를 '음의 태평양-북미패턴(The negative phase of the Pacific North American teleconnection pattern)'이라고 부르죠. 반대로 양의 위상은 저기압-고기압-저기압 형태입니다.

 

연구진은 이런 기압패턴이 4월에 형성될 경우 멕시코 만에서부터 다량의 수증기를 유입시킴을 발견했습니다. 이 수증기는 미 서부 록키산맥(Rocky Mountains) 우측을 따라 수송돼 내륙의 강한 바람을 연직으로 회전시키는 연료 역할을 하는데요. 그 결과 동부 내륙에 슈퍼셀 뇌우와 토네이도가 발생합니다. 슈퍼셀 뇌우는 강하게 회전하는 상승기류를 동반하는 구름을 의미하며 거대한 메조사이클론이 함께 발생합니다. 네 종류의 뇌우(슈퍼셀, 스콜, 멀티셀, 싱글셀) 가운데 가장 위험한 뇌우에 해당하며 종종 토네이도를 동반합니다. 

 

실험 결과 해수면 온도의 이러한 영향력은 4월에 국한됐습니다. 4월에는 내륙에 수증기가 충분하지 못해 기압패턴이 유입시키는 수증기가 토네이도 발생 횟수를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하지만 5월에는 록키산맥 우측에 풍부한 수증기와 강한 회전성 바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수면 온도와 토네이도 발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사라집니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 이준이 연구위원, 추정은 연구위원.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 이준이 연구위원, 추정은 연구위원.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이번 연구결과를 적용하면 1~2주 전에 이뤄졌던 토네이도 예측을 수개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 저자이자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조교수 이준이 연구위원은 "4월 해수면 온도 예측은 세계 여러 기후 모델링 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와 해수면 온도 예측값을 이용해 토네이도 발생횟수의 장기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제 1저자인 추정은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대규모 기후 조건과 토네이도의 인과 관계를 밝혔다면, 앞으로는 기후변화가 북미 지역 토네이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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