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화성의 대기는 얼마나 두꺼웠나
원시화성의 대기는 얼마나 두꺼웠나
  • 함예솔
  • 승인 2019.09.10 11:20
  • 조회수 7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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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건조한 환경의 오늘날 화성(왼)과 물이 풍부하고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던 과거의 화성(오). 출처: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춥고 건조한 환경의 오늘날 화성(좌)과 물이 풍부하고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던 과거의 화성(우). 출처: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춥고 건조한 오늘날 화성의 모습과 달리 과거에 이 붉은 행성에는 흐르는 물이 있었고 두꺼운 대기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NASA의 큐리오시티(Curiosity)와 메이븐(MAVEN) 미션 등을 통해 밝혀진 바 있는데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까지 화성의 과거 기후가 어땠는지, 대기는 얼마나 두꺼웠는지 명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드디어 원시화성의 대기가 얼마나 두꺼웠는지 추정할 수 있는 연구가 <Icarus>저널에 게재됐습니다. 화성의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이 분자에 있는 '산소'에 주목했습니다. 

 

산소 동위원소에 주목하자

 

산소는 주로 16O과 18O 두 가지 형태의 동위원소(isotopes)로 발견되는데요. 동위원소는 원자번호는 같지만 원자핵의 중성자 수 때문이 질량이 다른 원소를 말합니다. 참고로 16O은 핵에 8개의 양성자와 8개의 중성자를 가지고 있는 반면 18O는 두 개의 중성자를 더 가지고 있습니다. 더 가벼운 동위원소의 경우 무거운 동위원소보다 더 빠르게 우주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에 행성 대기에는 주로 무거운 동위원소들이 농축됩니다. 

 

이에 화성 대기는 지구 대기와 비교했을 때 무거운 동위원소인 18O가 더 풍부한데요. 각각의 동위원소 상대량을 비교해보면 원시 화성의 대기가 얼마나 두꺼웠는지, 상대적으로 더 가벼운 원소인  16O가 얼마나 빠르게 화성 대기에서 빠져나갔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벼운 16O는 우주로 더 쉽게 탈출하기 때문에 좋은 트레이서(tracer)가 될 수 있는데, 트레이서(tracer)란 어떤 물질의 변화나 행방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사성 원소를 말합니다. 

과거 물이 풍부했던 화성, 이런 모습이었을까? 출처: NASA/GSFC
과거 물이 풍부했던 화성, 이런 모습이었을까? 출처: NASA/GSFC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동위원소비?

 

연구진은 화성의 대기가 대부분 이산화탄소(CO2)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분자의 탄소원자에 부착된 산소 동위원소를 관찰했습니다. 연구진은 NASA의 고다드(Goddard) 우주비행센터에서 개발한 행성 바람과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Heterodyne Instrument를 사용했습니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있는 NASA의 적외선 망원경으로 화성 대기를 관측했는데요.

 

문제는 화성 대기에서 관측한 18O/16O의 비율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도 각각의 미션마다 산소 동위원소비가 다르게 관측돼, 원시 화성대기에 관해 각기 다른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하루 동안 변화하는 화성의 산소 동위원소비를 보여주며, 그동안 왜 각 미션마다 산소 동위원소비가 다르게 관측됐는지 그 의문을 해소시켜줬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메릴랜드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의 Timothy Livengood는 "이전까지 화성이나 지구에서 동위원소비를 측정할 때 다양한 값을 얻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각각의 독립된 장치를 비교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하루 동안 변하는 동위원소비를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고 전했습니다.

 

연구진이 화성 대기에서 동위원소비를 측정한 것과 지구의 평균값과 비교해보면, 정오 무렵에는 무거운 동위원소가 9% 감소했지만, 오후 1시 30분 무렵에는 18O가 8%까지 증가하는 변화했습니다. 이 값들은 이전에 보고된 측정값과도 일치했는데요. Timothy Livengood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측정한 값과 이전 연구의 측정값이 일치하는 건 과거의 측정 역시 정확하게 수행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화성 대기의 복잡함 때문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화성 대기의 어떤 곳을 측정했는가, 몇 시에 측정했는가에 따라서도 값이 달라집니다.

 

화성 대기에서 산소 동위원소비의 측정값이 달라지는 이유로 '지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무거운 동위원소는 밤에 차가운 표면입자에 더 많이 달라붙어 있다가 낮에 지표 온도가 올라가면 열로 인해 떨어져나갔습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자들이 원시 화성 대기에 관한 측정값을 정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화성의 대기가 어땠는지 이해하는 건 결국 당시 환경이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조건이었는지 밝히는 단서가 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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