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구강 청결제 "좋지 않아"
운동 후 구강 청결제 "좋지 않아"
  • 함예솔
  • 승인 2019.09.15 22:30
  • 조회수 6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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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는 39조 개의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그 중 구강 내에는 약 770여종의 미생물이 존재합니다. 구강 내부는 습도, 온도, pH 등 생리학적으로나 영양학적으로 미생물이 증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췄습니다. 

크~ 개운~시원~ 출처:유튜브/Tommy Deonauth's Archives
크~ 개운~시원~ 출처: 유튜브/Tommy Deonauth's Archives

이에 우리는 청결한 구강 위생을 유지하기 위해 양치질이나 구강 청결제 등을 사용해 유해균을 제거하는데요. 특히 구강 청결제는 입 안에 넣고 헹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수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면 유익균도 함께 제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구강 내 유익균이 줄면 충치나 잇몸 질환을 유발하는 유해 세균의 번식이 쉬어지기 때문입니다. 유익균의 대표격인 박테리아는 웨이셀라사이베리아(Weissellacibaria CMU)입니다. <임상치주과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웨이셀라사이베리아는 구취를 유발하는 성분을 억제합니다.

 

운동 후 구강청결제 사용 삼가라

 

최근 <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운동 후'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는 행동이 유익하지 않다고 합니다. 영국과 스페인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운동 후 구강 청결제를 사용하는 행동이 운동 후 혈압을 낮추는 생물학적 매커니즘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혈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요. 출처: fotolia
혈관 넓혀~ 혈액 보내자 출처: fotolia

운동할 때 혈관은 산화질소(nitric oxide) 생성물과 반응합니다. 혈관 지름이 커지면서 혈관이 열리게 되는데요. 이를 '혈관 확장(vasodilation)'이라고 부릅니다. 활동적인 근육은 혈류량을 증가시킵니다.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이러한 혈관 확장은 운동하는 동안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이러한 혈액 순환은 운동이 끝난 후에도 지속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혈액 순환이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는 건 다시 말하자면 혈압이 낮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영국 플리머스대학교(Plymouth University)의 생리학자 Raul Bescos은 "지난 10년 간 연구한 결과 질산염(nitrate)은 침샘에 흡수돼 입 안에서 침으로 분비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입에 있는 일부 박테리아는 질산염(nitrate)을 이용해 아질산염(nitrite)로 변환시킬 수 있는데요. 아질산염(nitrite)은 체내에서 산화질소(nitric oxide) 생성을 촉진하는 매우 중요한 분자입니다.

 

일단 아질산염(nitrite)이 생성돼 침과 함께 삼키면 혈액 순환 과정에서 흡수돼 산화질소(nitric oxide)로 변형됩니다.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은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때 항균성 구강 청결제로 입을 헹구면 위에서 언급한,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생물학적 매커니즘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운동 후엔 구강청정제  NO! 출처: pixabay
운동 후엔 구강청정제 NO! 출처: pixabay

구강청결제 vs 민트향 위약그룹

 

연구진은 23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30분 동안 러닝머신을 뛰도록 했습니다. 운동 후 피실험자들은 구강청결제 혹은 민트향이 나는 위약(placebo)으로 입을 헹궈야 했습니다. 입 안을 헹구는 작업은 운동 직후 30분, 60분, 90분 후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이 운동을 하는 동안과 운동 직후, 휴식 시간 동안 각각의 혈압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한 후 1시간 이내에 혈압을 측정했을 때 위약으로 입을 헹궜던 그룹에서는 수축기 혈압(systolic blood pressure)이 평균적으로 –5.2 mmHg 감소했습니다. 반면 구강 청결제로 입을 헹궜던 그룹은 평균 –2.0mmHg 감소했습니다. 운동 2시간 후에는 구강 청결제로 입을 헹궜던 그룹은 운동에서 기인한 혈압 감소 효과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민트향이 나는 위약으로 입을 헹궜던 그룹에서는 여전히 운동 전에 비해 혈압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구강청결제? 민트향 위약? 출처: pixabay
구강청결제? 민트향 위약? 출처: pixabay

이 연구는 구강세균이 질산염을 줄이는 활동이 회복기 동안, 운동에 관한 급성 심혈관 반응을 유도하는 주된 매커니즘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우리 입 안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반드시 나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구강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유해균을 죽이려고 항균 화학물질을 사용하면 오히려 우리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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