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 훈련을 동굴에서 하는 이유
우주 탐사 훈련을 동굴에서 하는 이유
  • 함예솔
  • 승인 2019.10.03 12:50
  • 조회수 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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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구를 떠나 정착하게 될 행성은 어떤 모습일까요?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탐사 훈련을 위해 여섯 명의 우주비행사를 슬로베니아의 동굴로 보냈는데요. 지상과 지하에서 일주일 정도 준비한 뒤 6일간 동굴에서 생활하며 탐험합니다.

출처: ESA – A. Romeo
동굴을 탐험하는 우주비행사들. 출처: ESA

동굴 탐험, 왜?

 

여러 국가에서 달 탐사를 위한 준비가 활발합니다. 유럽우주국(ESA)에서는 향후 있을지도 모를 달 탐사 미션을 위해 지구의 동굴 탐험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유럽우주국(ESA)에서는 왜 이런 시도를 하는 걸까요? 

소설 속 주인공은 달로 여행을 떠납니다. 출처: Fotolia
달 탐험 상상도. 출처: Fotolia

그동안 다양한 미션을 통해 인류는 달 표면에 관한 연구를 축적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달 지표 아래에 관한 연구는 적습니다. 행성지질학자들은 달의 화산 지역에서 용암튜브(lava tubes)와 같은 지형이 붕괴되면서 만들어진 구덩이를 발견했습니다. 한때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용암튜브를 탐색하고 그 지형을 지도화한다면 달의 새로운 지질학적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화성에서도 발견된 용암튜브 동굴. 출처: NASA/JPL-Caltech/ASU
화성에서도 발견된 용암튜브 동굴. 출처: NASA/JPL-Caltech/ASU

달의 지하를 탐험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또 있는데요. 인간이 달에 장기간 거주할 경우 이곳은 거주하기 좋은 후보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표가 아닌 지하에서 생활할 경우 우주에서 쏟아져내리는 방사선과 미소운석을 회피합니다. 또한, 지하에 얼음이나 혹은 다른 자원들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죠. 

이봐, 내손잡아. 출처: ESA–V. Crobu
열심히 훈련 중입니다. 출처: ESA

유럽우주국(ESA)의 우주비행사 동굴 탐험은 달이나 화성에서 미지의 지형을 탐사하는 기술을 갖추기 위한 훈련입니다. 동굴 탐험을 통해 지구 깊숙한 곳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의사소통, 문제해결, 팀워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죠. 이번 탐사에서는 특히 물을 찾는 미션이 핵심입니다.

 

이번 동굴 훈련 코스를 만든 Loredana Bessone은 "동굴 훈련 코스는 시뮬레이션의 일종이지만 우주 미션을 수행할 때의 환경과 심리적 제약, 제한된 실행 계획 등을 가장 비슷하게 경험할 수 있는 훈련"이라며 "이 훈련에는 실제의 과학과 작전이 포함돼 있고 우주비행사와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동굴탐험가가 참여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동굴탐사에 참여한 용감한 6명은 무려 5개 나라의 우주국에서 파견된 우주비행사들입니다. ESA의 우주비행사 Alexander Gerst, NASA의 Joe Acaba와 Jeanette Epps, 러시아연방우주청(Roscosmos)의 Nikolai Chub, 그리고 캐나다우주국(Canadian Space Agency)의 Josh Kutryk, 마지막으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Takuya Onishi입니다. 

 

이 훈련은 지난 9월 11일 시작됐으며, 본격적인 탐험은 9월 20일 동굴 탐험대가 어둠 속으로 하강해 동굴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며 시작됐는데요. 6명의 탐험가들은 통신 지연에 대처하면서 외부세계와 단절된 채로 6일간 지내게 됩니다. 강사와 안전 요원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결정을 내리면서 자율적으로 일을 수행하게 됩니다.   

 

물을 찾아서

 

동굴을 탐험할 때 공기와 물의 흐름은 새로운 길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동굴은 보통 흐르는 물과 함께 형성됩니다. ESA는 강이 지하로 흐르는 지역에 생성된 동굴을 선택했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한 채 동굴을 탐험해야 했습니다. 이 지하 동굴 입구는 'Lepa Jama'라고 불리는데, 이는 슬로베니아어로 '아름다운 동굴'을 뜻합니다.

물을 따라가. 출처: ESA–V. Crobu
탐사 중인 대원들. 출처: ESA–V. Crobu

슬로베니아의 카르스트연구소 ZRC SAZU의 Franci Gabrovšek 교수는 "이 카르스트 지역은 유럽에 있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며 실제로 많은 동굴 탐험가가 이곳에서 탄생한다"며 "동굴의 기원, 신비한 지하수 흐름, 지하 생물은 여전히 수많은 과학적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데 우주비행사들이 답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참고로 카르스트 지형은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석회암이 약산성의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으며 화학적 풍화 작용을 받으면서 조성됩니다.

 

새로운 종 발견하기

 

동굴은 대부분 미개척지여서 토착종이 많이 서식합니다. 동굴은 접근하기도 어렵고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기에 본래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과학적 발견에 안성맞춤인 곳이죠. 우주비행사들은 이곳에서 십여 가지의 실험을 수행하는데요. 극한 환경에 적응한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한 미션입니다. Loredana는 2012년 2차 동물 탐험 때 갑각류에 속하는 Alpioniscus Sideralis를 발견했던 일을 떠올리며 "우리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종을 찾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상팀이다. 오바. 출처: ESA–A. Romeo
응답하라! 출처: ESA

우주비행사들은 일체형의 사용하기 간편한 전자식 야외표본노트를 사용합니다. 이 기기를 사용해 그들은 탐사 절차와 큐카드를 확인하며 지상팀에 비디오로그를 전달합니다. 지상에서는 동굴 탐사시 앱에서 생성되는 3D지도를 통해 우주비행사들의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주비행사들이 보내온 과학적 관찰과 사진을 종합해 찾아낸 결과를 다시 동굴로 보냅니다. 이들이 동굴에서 찾아낼 새로운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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