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단백질 차단했더니 '감기 안 걸려'
특정 단백질 차단했더니 '감기 안 걸려'
  • 강지희
  • 승인 2019.10.01 15:35
  • 조회수 7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출처: pixabay
감기 조심하세요~! 출처: pixabay

감기는 사람에게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통계를 보면 전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성인은 매년 2~3회 감기에 걸립니다. 어린이들은 더 많이 걸리죠. 만성 기관지염 악화의 40%는 감기에 기인합니다. 감기는 천식과 천명에도 영향을 줍니다.

 

과학자들은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여러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춰 실험했는데요. 한 연구진은 사고 방식을 전환해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의 실험에 주력했습니다. <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 연구진은 세포의 한 단백질을 차단하면 감기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리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출처: AdobeStock
리노바이러스. 출처: AdobeStock

감기의 원인은 무궁무진합니다. 통상 100여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분류됩니다.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감기 환자 중 30~50%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에서 비롯됩니다. 리노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피코르나바이러스(picornavirus) 과에 속하며 지름은 약 30nm입니다. 리노바이러스 감염의 잠복기는 1~3일입니다. 보통 감염 12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리노바이러스의 리노(Rhino)는 라틴어로 '코'를 가리킵니다. 옛날부터 감기의 주된 증상이 코에서 나타났다는 걸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리노바이러스 감염의 증상은 코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리노바이러스의 1차적인 감염 부위가 코 속 비강점막과 비인강점막의 상피세포층이기 때문이죠. 잠복기가 끝나면 콧물과 같은 비강분비물에서 리노바이러스가 검출됩니다.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 등이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인후통, 안면압박감, 두통, 기침, 전신무력감, 오한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리노바이러스의 감기 증상은 경미한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리노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천식, 중이염, 부비동염 악화 등의 합병증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SETD3 유전자 

 

스탠퍼드대학교와 캘리포니아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는 인간 세포에 중점을 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바이러스는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세포 기관이 없습니다. 스스로는 활동할 수 없다는 의미죠. 그래서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들어가 증식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합니다. 

<em>CRISPR작동원리, 출처: UC Berkely, Mint Research</em><br>
연구진은 CRISPR를 이용해 실험했다. 출처: UC Berkely, Mint Research

연구진은 숙주 세포에 변화를 주면 감기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미생물학자 Jan Carette의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 CRISPR를 이용해 DNA의 일부를 체계적으로 삭제해버려 일부 단백질을 만들 수 없는 인간 세포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했습니다. 연구진은 DNA에 변화를 준 세포들에 두 종류의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습니다. 하나는 감기를 유발했고 다른 하나는 신경계 질환을 불러왔죠.

 

연구진은 라이브러리에서 어떤 인간 세포 단백질이 바이러스의 단백질과 달라붙어 상호작용 하는지 확인했습니다. 모든 세포들을 확인한 결과 연구진은 SETD3라는 단백질이 바이러스가 세포와 상호작용할 때 필요함을 발견했습니다. SETD3는 근육 수축에 도움을 주는 액틴 단백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SETD3가 바이러스 감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처음 발견했다는군요.

 

연구진은 SETD3 유전자를 잘라낸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SETD3가 발현되지 않는 쥐에 감기 바이러스를 주입했는데요. 실험 결과 쥐는 바이러스에 감기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인간의 폐세포에도 실험을 했습니다. 폐세포는 리노바이러스에 특히 민감한 특징을 갖기 때문이죠. 연구진은 SETD3의 발현이 안 되는 폐세포에도 바이러스를 주입했습니다. 그 결과 폐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건강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엔테로바이러스에도 효과

 

심지어 더 심각한 바이러스에도 감염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가 그 예입니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장내 바이러스로 리노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피코르나바이러스과에 속합니다. 수족구병, 포진성구협염, 뇌염, 소아마비 등을 발생시킬 수 있죠. 

SERD3가 결여된 쥐가 더 오래 살았다? 출처: pixabay
SERD3가 결여된 쥐가 더 오래 살았다? 출처: pixabay

연구진은 인간의 세포에 엔테로바이러스를 감염시켰습니다. 연구 결과 SETD3가 발현되지 않는 세포는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쥐에도 엔테로바이러스를 감염시켰는데요. 실험 결과 SETD3가 발현되지 않는 쥐들은 다른 쥐들보다 생존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Carette은 "우리는 중요한 표적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예일 의과대학의 면역학자 Ellen Foxman은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일반 감기의 치료법은 아니지만 제법 흥미로운 진전을 가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를 치료에 바로 적용하는 일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콜럼비아대학의 바이러스 학자 Vincent Racaniello는 "이 단백질이 우리 몸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단백질 하나를 제거하면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Racaniello는 "SETD3의 결여가 바이러스 감염에 저항력을 키우고 생존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SETD3가 불필요한 단백질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참고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충청남도 보령시 큰오랏3길
  • 법인명 : 이웃집과학자 주식회사
  • 제호 : 이웃집과학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병진
  • 등록번호 : 보령 바 00002
  • 등록일 : 2016-02-12
  • 발행일 : 2016-02-12
  • 발행인 : 김정환
  • 편집인 : 정병진
  • 이웃집과학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6-2024 이웃집과학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ontact@scientist.town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