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화학과 김현우 교수 연구팀이 핵자기공명(NMR) 분광분석기를 통해 알코올 화합물의 광학활성을 간단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iScienc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의 기술은 빠르고 간편해 다양한 알코올 화합물의 광학활성뿐만 아니라 비대칭 합성 반응의 모니터링까지 폭넓게 응용 및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광학이성질체
거울 속의 집에서 살면 어떨 것 같아, 키티?
저기에서도 너에게 우유를 줄까?
어쩌면 거울 속의 우유는 먹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몰라.
루이스 캐럴의 아동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고양이 키티에게 한 말입니다. 이 대사는 과학자들에게 '광학이성질체'라는 영감을 줬습니다. 실제로 거울 속 우유의 단백질은 우리 몸이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먹을 수 없다는군요.
광학이성질체는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처럼 서로 같은 물질로 이뤄져 있으나 거울상 대칭이 되는 화합물을 말합니다. 우리 몸의 필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과 당은 하나의 광학이성질체로 이뤄져 있습니다. 새 화합물이 생체 내에 들어가면 그 화합물의 광학활성에 따라 서로 다른 생리학적 특징을 나타내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서 광학활성을 조절하고 분석하는 연구가 필수죠.
광학활성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가 주로 사용됩니다. 이를 통한 광학활성 분석 시장은 일본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는 분석에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되고 분석물이 발색단(發色團)을 가져야 분석 가능하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이에 비해 화합물의 분자 구조를 분석하는 데 많이 활용되는 핵자기공명(NMR) 분광분석기는 분석 시간이 1~5분가량으로 짧습니다. 하지만 광학활성 화합물의 신호를 분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연구팀은 갈륨 금속 중심의 음전하를 띤 금속 화합물을 합성하고 핵자기공명(NMR) 분광분석기를 활용해 효과적인 광학활성의 분석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핵자기공명 분광분석기는 신호의 감도 및 분해능이 떨어지고 분석 가능한 화합물의 구조의 제약이 크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연구팀은 알코올 작용기를 가진 광학활성 화합물과의 비공유 상호작용을 하는 갈륨 중심 금속화합물을 개발해 이런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빠른 시간 내에 분석 가능합니다. 때문에 화합물의 광학활성뿐만 아니라 비대칭 반응에서 시간대별로 생성물의 거울상 이성질체 선택성 또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분석 시료 알코올 작용기를 갖는 경우 이성질체 모두를 분석할 수 있죠.
액체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할 때 발색단이 없는 경우 화학반응을 통해 발색단을 도입해 분석을 하는 과정이 일반적입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을 사용할 경우 분석 물질을 직접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 기술이 독점적인 기존의 방법을 대체하거나 보완적인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은 많은 신약 및 신약후보 물질의 광학활성 분석에 활용될 전망입니다. 특히 일본 의존도가 높은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를 이용한 광학활성 분석 방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를 주도한 김현우 교수는 "핵자기공명 분광기를 활용한 광학활성 분석 관련 최고 수준의 기술이며 신약 개발에 필요한 광학활성 분석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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