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가장자리, "압력 높다"
태양계 가장자리, "압력 높다"
  • 함예솔
  • 승인 2019.10.22 15:00
  • 조회수 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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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기압이 존재합니다. 기압은 공기 분자가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형성됩니다. 즉, 기압은 공기 무게로 인해 나타나는 압력인 셈이죠. 그렇다면 공기가 없는 우주는 어떨까요? 압력이 존재할까요? 

 

태양계의 끝, 성간 우주 

 

우주에는 이온이나 전자와 같은 입자들로 인해 생성되는 압력이 존재합니다. 태양 때문에 가열되고 가속되는 이 입자들은 명왕성을 지나 태양권(Heliosphere)로 알려진 거대한 풍선 같은 공간을 만듭니다. 태양권(Heliosphere)의 가장자리는 태양의 자기력 영향권이 사라지는 지점입니다. 이곳은 태양의 영향력이 다른 항성과 성간 우주에서 오는 입자의 압력에 압도당하는 지역입니다. 물론 중력의 영향력은 훨씬 더 먼 곳까지 미치기 때문에 태양계 자체는 더 멀리 확장됩니다.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의 층들.  출처: NASA/IBEX/Adler Planetarium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의 층들. 출처: NASA/IBEX/Adler Planetarium

그런데 최근 NAS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태양계의 경계 밖의 압력은 기존에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 압력은 플라즈마, 자기장, 이온, 우주광선(cosmic ray), 전자와 같은 입자들이 흘러서 충돌할 때 서로 작용하는 힘인데요. 최근에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총체적으로 측정됐습니다. 

 

NASA의 보이저 호 관련 과학자들은 태양권과 외부 우주의 경계 지역인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에 주목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매우 강력한 입자인 은하우주선(galactic cosmic rays)을 관측에 이용했는데요. 이를 통해 태양계 외부에서 오는 입자의 총 압력을 계산했습니다.

 

거의 90억 마일 떨어진 이 지역은 연구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보이저 호의 고유한 위치와 태양 이벤트의 적절한 타이밍 덕분에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의 압력을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프린스턴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천문학자이자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Jamie Rankin는 "이전 연구에서 알려진 것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가 새롭게 측정한 값이 이전의 측정값보다 훨씬 크다는 걸 밝혀냈다"며 "지금 당장 고려되고 있지 않는, 압력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이 존재한다"고 전했습니다.

보이저호는 인공물 최초로 성간 우주로 들어섰다. 출처: NASA
보이저 호는 인공물 최초로 성간 우주로 들어섰다. 출처: NASA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에서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보이저 호를 이용했는데요.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발사 35년 만에 인공물로서는 최초로 태양계의 경계선인 태양권계면(Heliopause)을 넘어 성간우주로 들어섰습니다. 보이저 2호 역시 몇 년 후면 태양권계면에 도달할 예정입니다. 관측 당시 보이저1호는 이미 성간 우주의 태양권(Heliosphere) 바깥에 있었고 보이저 2호는 아직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에 머물렀습니다.

 

과학자들은 태양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global merged interaction region(GMIR)'를 이용했습니다. 태양은 코로나 질량방출(coronal mass ejections)과 같은 사건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데요. 이때 엄청난 양의 입자를 방출합니다. 일련의 이와 비슷한 사건들로 인해 입자들은 우주로 퍼져나가고 합쳐지며 자기장이 밀어내는 플라즈마 파동(plasma wave)을 만들어 냅니다.

 

2012년 이러한 플라즈마 파동 하나가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보이저 2호가 이를 발견했는데요. 이 파동은 은하우주선(galactic cosmic rays)을 일시적으로 감소시켰습니다. 4개월 후 과학자들은 태양계의 성간 우주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보이저 1호에서도 비슷하게 관측값이 감소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보이저 1호와 2호 그리고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 태양권계면(Heliopause), 태양풍(Solar wind), GMIR의 영향권. 출처: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Mary Pat Hrybyk-Keith
보이저 1호와 2호 그리고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 태양권계면(Heliopause), 태양풍(Solar wind), GMIR의 영향권. 출처: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Mary Pat Hrybyk-Keith

보이저1호와 2호 사이의 거리를 알고 있는 과학자들은 그 지역의 음속 뿐만 아니라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에서의 압력도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에서 음속은 초당 약 300km 이동했는데요. 이는 공기를 통해 이동하는 속도보다 천배나 빠른 속도입니다. 과학자들은 은하우주선(galactic cosmic rays)의 변화가 보이저 1호와 2호에서 정확히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 내부에 있는 보이저 2호에서 은하우주선(galactic cosmic rays)의 정도는 우주선을 둘러싼 모든 방향에서 감소했습니다. 반면 태양계 바깥에 있는 보이저 1호에서는 그 지역의 자기장에 수직으로 이동하던 은하우주선(galactic cosmic rays)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플라즈마 파동이 태양계의 경계를 가로질러 전달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Jamie Rankin은 "우주광선의 변화가 헬리오스시스(Heliosheath)의 내부와 외부에서 왜 다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합니다. 태양계이 경계에서 그 지역의 음속과 압력을 연구하는 것은 과학자들이 태양이 성간 우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는 우리 태양계에 관한 정보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항성과 행성 시스템의 역학 관계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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