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덤벙주초는 자연에 놓인 돌멩이 그대로 기둥을 받치는 주초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사찰이나 한옥에서 찾기 쉬운데요. 덤벙주초에 매우 흥미로운 착시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나무기둥이 돌멩이 주초 속으로 박혀있는 것으로 지각했는데요. 이는 착시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 연구팀이 덤벙주초에 매우 흥미로운 착시를 보고했습니다. 나무기둥이 돌멩이 주초 속으로 박혀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으로 그 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관찰자가 착시를 경험했고, 주초 윗면이 울퉁불퉁할수록 착시의 정도가 더 커짐을 확인했습니다. 본 연구는 시각 관련 대표적인 저널인 <Vision Research>에 게재됐습니다.
덤벙주초가 뭐지?!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물에서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을 세우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들판이나 산에서 찾아낸 돌멩이를 정교하게 깎아 주춧돌로 쓰는 방식과 발견한 모양 그대로 가져다 쓰는 '덤벙주초' 방식이 있습니다. 덤벙주초는 자연에 놓인 돌멩이 그대로 기둥을 받치는 주초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사찰이나 한옥에서 찾기 쉬운데요.
덤벙주초 방식은 고구려 시대부터 전해오고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건축양식입니다. 목수는 자연에서 얻은 돌멩이를 평평한 땅 위에 놓고 그 위에 나무 기둥을 세웁니다. 임시로 나무 기둥을 돌멩이 위에 세우고 '그랭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돌멩이 윗면의 형태를 나무 기둥 밑에 복사한 다음 이 부분을 칼로 조각하여 돌멩이 위에 밀착되도록 나무 기둥을 정식으로 세웁니다. 참고로 그랭이는 얇은 대나무로 만든 집게 모양의 연장으로 집게의 한쪽 다리에 먹을 찍어 선을 그릴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돌멩이 속으로 나무가 박혀있는 것으로 지각하는데 이것은 착시입니다.
돌멩이 속에 나무 밝혀있는 듯한 착시
위 그림 (a)는 전북 부안에 있는 내소사의 부속 건물인 봉래루로 나무 기둥은 모두 덤벙주초 위에 세워져 있는데(c) 마치 박혀있는 것으로 지각됩니다(d). 그림 (b)는 그랭이로 주춧돌 윗면의 굴곡을 나무 기둥에 복사하는 겁니다. 본 연구 연구 1에서는 전국의 유명 사찰을 돌며 찍은 사진들을 관찰자에게 보여주고 어떤 그림에서 나무 기둥이 더 박혀있는지를 보고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주춧돌의 윗면이 울퉁불퉁할수록 더 그런 인상이 있었습니다. 연구 2에서, 3D 모델을 사용하여 재검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주춧돌의 형태와 기둥 형태의 게스탈트 원리(대칭, 좋은 연속, 유사성)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존재하는 원리가 실제 예에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은 본 연구가 처음입니다. 또한, 그랭이 기법으로 건축한 한국 전통 건물의 독특성과 아름다움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게스탈트 원리(Gestalt principle)
요소들이 집단화되는 데 기여하는 요인들로 유사성, 근접성, 좋은 연속 등이 있는데, 집단화 원리(grouping principle)라고도 합니다.
##참고자료##
이미지 하단에 오타가 있어서 아래와 같이 텍스트를 수정해 주세요.
(수정전) 덤정주초 출처 : 서울대학교 -> (수정후) 덤벙주초 출처 : 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