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분화구 발견하도록 돕는 AI
화성에서 분화구 발견하도록 돕는 AI
  • 함예솔
  • 승인 2020.12.01 17:40
  • 조회수 1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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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부터 2012년 5월까지 화성 하늘에서는 유성이 줄지어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고, 화성 표면에 쾅하고 부딪혔습니다. 그 결과 화성 표면에는 직경이 4m에 불과한 비교적 작은 분화구가 만들어졌는데요.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화성 주위를 도는 정찰위성이 이를 포착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에서 분화구 발견을 돕도록 AI의 힘들 살짝 빌리게 됐습니다.

MRO와 화성 모습. 더 자세하게 보고싶다면 클릭! 출처: NASA/JPL-Caltech
MRO와 화성 모습. 더 자세하게 보고싶다면 클릭! 출처: NASA/JPL-Caltech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매일 몇 시간씩 NASA의 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이 포착한 이미지를 연구하면서 모래바람, 산사태, 모래 언덕의 이동과 같은 현상들을 찾아냈는데요. 지난 14년간 과학자들은 1,000개가 넘는 새로운 분화구를 찾기 위해 MRO 데이터에 의존해왔습니다. 이 이미지들은 보통 우주선의 컨텍스트 카메라(Context Camera)로 처음 발견되는데 이 카메라는 한번에 수 백 마일을 거치며 저해상도 이미지를 찍게 됩니다. 이미지에서는 충돌 주변의 폭발 흔적만 두드러질 뿐 각각의 분화구는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 단게에서는 고해상도 카메라인 HiRISE(High-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를 이용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는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남긴 바퀴자국까지 볼 수 있을 만큼 화성 표면을 미세하게 관측할 수 있는 강력한 기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과학자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했습니다. 연구자가 하나의 컨텍스트 카메라 이미지를 신중하게 살펴보는데 약 40분이 소요됩니다. 이에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들은 시간을 절약해줄 AI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이 이미지의 왼쪽 아래 구석에 동그라미 친 검은 점은 새로운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 화성에서 발견된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분화구 군집이다. 이 사진은 컨텍스트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출처:NASA/JPL-Caltech/MSSS
이 이미지의 왼쪽 아래 구석에 동그란 검은 점은 새로운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해 화성에서 발견된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분화구 군집이다. 이 사진은 컨텍스트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출처: NASA/JPL-Caltech/MSSS

분화구 분류를 훈련시키기 위해 연구원들은 이전에 HiRISE를 통해 확인된 충돌 지역을 포함해 약 6,830개의 컨텍스트 카메라 이미지를 제공했는데요. 또한 찾지 말아야 하는 분화구를 알려주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과거 충돌로 생긴 분화구 이미지를 보여줬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나서 AI는 컨텍스트 카메라의 전체 저장소에 있는 약 11만 2천 개의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수십 대의 고성능 컴퓨터로 구성된 제트추진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클러스터가 협력해서 처리하는데 40분이나 걸리는 과정을 AI는 평균 5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데요. 제트추진연구소 컴퓨터 과학자인 키리 와그스태프(Kiri Wagstaff)는 "AI는 과학자가 할 수 있는 유형의 숙련된 분석을 할 수 없다"며 "그렇지만 이 새로운 알고리즘과 같은 도구는 과학자들의 조수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과 AI 조사관이 협력해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자들이 화성에서 새로운 분화구를 발견하는 걸 돕는 AI. MRO에 탑재된 HiRISE카메라는 화성 분화구 군집 사진을 찍었는데, AI가 처음 발견한 것이다. AI는 컨텍스트 카메라를 찍은 이미지에서 분화구를 처음 발견했고 과학자들은 분화구를 확인하기 위해 이 HiRISE 이미지를 추적했다. 출처: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과학자들이 화성에서 새로운 분화구를 발견하는 걸 돕는 AI. MRO에 탑재된 HiRISE카메라는 화성 분화구 군집 사진을 찍었는데, AI가 처음 발견한 것이다. AI는 컨텍스트 카메라를 찍은 이미지에서 분화구를 처음 발견했고 과학자들은 분화구를 확인하기 위해 이 HiRISE 이미지를 추적했다. 출처: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2020년 8월 26일, HiRISE는 Noctis Fossae라 불리는 지역에서 AI가 검출한 짙은 얼룩이 실제로는 분화구가 모여있는 곳이란 걸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HiRISE를 통해 살펴볼 20곳 이상의 추가 후보들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이 분화구를 분류하는 AI는 지구에 연결된 컴퓨터에서 작동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미래의 화성 궤도 우주선에서 직접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겁니다.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이 연구에 참여했던 조지아 공과대학교 대학원생 마이클 먼제(Michael Munje)는 "지금 당장 지구로 보내지는 데이터에서 과학자들이 흥미로운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는 자세히 조사해야 하는데 이는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으려는 것과 같다"며 "앞으로 AI가 과학자들이 흥미를 가질 것 같은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제트추진연구소와 브라운 대학교에서 과학자로 일했던 잉그리드 다우바(Ingrid Daubar) 박사는 이 도구가 화성에 유성체가 얼마나 자주 충돌하는지 더 완벽히 보여주고 이전에 분화구가 발견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소규모의 충돌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분화구가 더 많이 발견될수록 과학자들은 화성에 충돌한 유성체의 크기, 모양, 빈도 등에 대한 지식을 더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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