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에 충돌한 유성체가 남긴 흔적
남극 대륙에 충돌한 유성체가 남긴 흔적
  • 함예솔
  • 승인 2021.04.05 17:42
  • 조회수 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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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Chelyabinsk) 상공에 크기 17~20m의 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했습니다. 공중에서 폭발해 도시 전체의 유리창을 산산조각 낼 정도의 충격파을 일으켜 약 1,600명이 다쳤고 건물 7,000여채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 20m 크기의 소행성이 진입했을 때 소행성은 폭발했고 비행운을 남겼다. 출처: GettyImages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 20m 크기의 소행성이 진입했을 때 소행성은 폭발했고 비행운을 남겼다. 출처: GettyImages

그런데 국제 우주과학 연구팀이 이보다 더 위험했던 충돌 사건이 43만년 전 남극의 빙상에서도 발생했다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참고로 남극은 건조하고 추운 기후와 인간이 살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운석 잔해를 찾기 완벽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출처: University of Kent
남극에 떨어진 유성체. 출처: University of Kent

동남극의 퀸모드 랜드(Queen Maud Land) Sør Rondane 산맥 내에 있는 Walnumfjellet 정상에서 회수한 외계 입자는 적어도 100m 크기의 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한 결과 녹고 기화된 유성물질의 분출물이 빠른 속도로 표면에 도달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단일 소행성 충돌로 인한 이러한 유형의 폭발은 공중 폭발보다는 크고 분화구를 만드는 충돌 사건보다는 작다고 하는데요. 석질 운석(chondritic)의 미량원소와 입자의 포함된 높은 니켈 함량은 회수된 입자가 외계에서 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외계입자. 출처: University of Kent

발견된 입자 자체의 직경은 약 100~300 마이크로미터로 측정됐고 대부분 일부 입자에는 감람석이 포함돼 있었고 일부 입자에서는 눈송이 같은 패턴을 형성한 철을 함유한 첨정석을 함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광물들은 소량의 유리질에 의해 융합됐다고 하는데요. 이 구성은 CI 콘드라이트(CI chondrites)라고 알려진 운석의 종류와 매우 흡사하며 입자들이 소행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 입자들은 우주에서 온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연구진들은 그들의 모체가 되는 유성체가 지구 대기에 진입했을 때 이 입자들이 어디서 어떻게 형성됐는지 밝히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산소 동위원소를 이용했는데요. 일반적인 콘드라이트 물질과 비교했을 때 이 샘플들에는 전체적으로 산소가 매우 풍부했는데요. 이는 즉, 대기 중에서 형성됐지만 지면에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형성됐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 입자들은 매우 적은 양의 무거운 산소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특히 산소-18(oxygen-18) 동위원소가 부족했습니다. 산소-18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는 건 남극 빙하의 화학적 구성을 모방한 것으로, 연구팀은 이 입자들이 형성되는 동안 빙하와 상호작용하며 섞였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이 입자들의 화학적 구성은 입자들이 하층 대기에서 공중에서 폭발될 때 형성됐다는 걸 시사합니다. 운석이 지상에 부딪히기 전에 기화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입자들이 형성된 시기를 추정하기 위해 연구진은 유사한 운석 충돌 사건들에 관한 연구들을 찾았는데요. EPICA 돔(EPICA Dome)과 후지 돔(Dome Fuji)으로 알려진 두 정상 등 남극의 다른 지역에서 가져온 얼음 코어에 유사한 입자가 포착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운석은 각각 43만 년과 48만 년 전에 지구에 떨어졌으며 새로 발견된 입자들을 다른 입자들과 비교함으로써 Walnumfjellet에서 발견한 입자가 43만년 전에 형성됐다고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입자의 크기, 형태, 밀도를 고려할 때 소행성 모체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계산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연구진이 발견한 입자들의 융합된 형태는 뜨거운 가스 구름이 매우 크고 짙었다는 걸 암시하는데요. 유성체가 지구로 떨어지는 동안 광물이 서로 충돌하고 녹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는 소행성의 크기가 100~150m 사이란 걸 암시합니다. 

퉁구스카 유성체 폭발 사건으로 인한 산림 피해. 출처: Wikimedia Commons
퉁구스카 유성체 폭발 사건으로 인한 산림 피해. 출처: Wikimedia Commons

이 발견은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Tunguska)와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일어났던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영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공중폭발 사건은 지각에 거대한 분화구를 만드는 소행성 충돌보다 훨씬 더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이 연구는 중간 크기의 소행성 위협을 재평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중간 크기의 소행성이 남극 상공에서 일어난다면 인간의 활동을 위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그것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한다면 수백 만 명의 사상자와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van Ginneken 박사는 “지구의 소행성 충돌 기록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연구에서는 남극 대륙 빙하가 지구 육지 표면의 9%만을 덮고 있기 때문에 얕은 해양저나 암석 같은 다른 곳에서 유사한 사건의 식별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연구는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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