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스트레스가 탈모로 이어지는 법
만성 스트레스가 탈모로 이어지는 법
  • 함예솔
  • 승인 2021.04.06 17:20
  • 조회수 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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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으면 왜 머리카락이 빠질까? 출처: AdobeStock
스트레스 받으면 왜 머리카락이 빠질까? 출처: AdobeStock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가 모낭 줄기 세포를 손상시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내 스트레스가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사실이란 걸 확인했습니다. ‘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이 모낭이나 모발을 재생시키지 않고 모낭 줄기 세포를 연장된 휴식기로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 신호를 줄기세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특정 세포 유형과 분자를 파악해 이 경로가 잠재적으로 모발 성장을 회복하기 위한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드디어 탈모로부터 해방되게 되는 걸까요? 

 

스트레스, 탈모에 어떻게 영향 미치나

 

하버드대학교 줄기세포와 재생생물학과(Stem Cell and Regenerative Biology) 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수야츠에(Ya-Chieh Hsu)는 “스트레스가 줄기세포 생물학과 조직 생물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데 관심이 있는데, 이번 연구는 모든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피부와 머리카락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자극제가 돼 진행됐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나는 피부 줄기세포 생물학자로서 스트레스가 정말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변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더욱 중요한 것은 만약 그렇다면 그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수야츠에(Ya-Chieh Hsu)는 “스트레스가 실제로 줄기세포 활성화를 지연시키고 모낭 줄기 세포가 조직을 얼마나 자주 재생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모낭은 평생동안 재생의 순환을 겪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포유류 조직 중 하나로, 포유류 줄기 세포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이해를 돕는 실례가 됩니다. 모낭은 자연적으로 성장과 휴식기 사이를 순환하는데 이는 모낭 줄기 세포에 의해 촉진되는 과정입니다. 성장기에 모낭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면 모낭과 모발을 재생하고, 머리카락은 매일 길어집니다. 휴식기 동안 줄기 세포는 진행이 중단된 상태로 모발은 더 쉽게 빠지게 됩니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줄기세포가 새로운 조직을 재생하지 않고 정지된 상태로 있으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 스트레스.. 출처: fotolia
아.. 스트레스.. 출처: fotolia

연구원들은 쥐의 만성 스트레스 모델을 연구한 결과 모낭 줄기세포가 조직을 재생하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휴식기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신(adrenal glands)에서 생성되는 주요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은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양성피드백으로 조절됐습니다. 쥐에게 코르티코스테론을 주입하는 것은 줄기세포에 대한 스트레스의 효과를 재현하는 것이었는데요. 인간의 경우 이에 상응하는 호르몬은 코티솔(cortisol)인데, 이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양성 피드백으로 조절되며 종종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부릅니다. 슈야츠에는 “이러한 결과는 높아진 스트레스 호르몬이 실제로 모낭 줄기세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시사한다”며 “하지만 정말 놀라운 일은 우리가 스트레스 호르몬의 근원을 제거했을 때 일어났다”고 설명합니다. 

 

정상적인 조건에서 모낭 재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려집니다. 동물들은 나이가 들수록 휴식기의 단계가 길어지는데요. 그러나 연구진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제거하자 줄기세포의 휴식기는 극도로 짧아졌고 쥐들은 심지어 나이가 들어도 일생 동안 모낭을 재생하기 위해 성장 단계로 끊임없이 접어들었습니다. 

 

수야츠에(Ya-Chieh Hsu)는 “그래서 보통 몸 안에서 순환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기준도 휴식기의 중요한 조절 장치이다”며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부신-모낭 축(adrenal gland–hair follicle axis)’을 증가시켜 모낭 줄기세포가 성장 단계에 진입해 새로운 모낭을 재생하는 걸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스트레스와 모낭 줄기세포 활동 사이의 비밀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최세규(Sekyu Choi)는 “스트레스 호르몬과 모낭 줄기세포 활동 사이의 관계를 확립한 후 연구진들은 그 연결의 기초가 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찾아보았다”며 “우선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기세포를 직접 조절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코르티코스테론 수용체를 꺼내 확인했지만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신 연구진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실제로 모유두 세포(dermal papilla)라 알려진 모낭 아래 있는 표피세포 군집에 작용한다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모유두세포는 모낭 줄기 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바뀌면서 모유두세포에서 분비되는 기존에 확인된 인자는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이 모유두 세포가 Gas6가 분비되는 것을 막았는데요. Gas6는 연구진들이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분자라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최세규는 “정상과 스트레스 조건 모두에서 Gas6를 추가하면 휴식기에 있는 모낭 줄기세포를 화성화하고 모발 성장을 촉진하기 충분했다”며 “향후 Gas6 경로는 모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스트레스와 관련된 다른 조직의 변화가 스트레스 호르몬이 Gas6를 조절하는데 미치는 영향과 관련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쥐의 모낭 아래에, 녹색으로 보이는 모유두 세포(dermal papilla)는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Gas6 분자를 생성한다. 출처:  Hsu Laboratory, Harvard University
쥐의 모낭 아래에, 녹색으로 보이는 모유두 세포(dermal papilla)는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Gas6 분자를 생성한다. 출처: Hsu Laboratory, Harvard University

인간에게 적용되기 까진 연구 더 필요해 

 

이번 연구로 드디어 탈모의 치료제가 나타난 건 아닐까 설레셨을 이웃님들 계실텐데요.. 안타깝지만 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인간에게 안전하게 적용되기 전까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기술 개발 사무소(Office of Technology Development)는 이 연구와 관련된 지적 재산을 보호하고 향후 개발과 궁극적으로는 상업화를 위한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수야츠에(Ya-Chieh Hsu)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모낭의 다른 종류의 줄기세포인, 모낭의 색소를 재생시키는 멜라닌 줄기세포(melanocyte stem cells)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바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스트레스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멜라닌 줄기세포를 고갈시켜 새치를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연구와 함께 연구진이 발견한 두 가지 사실은 스트레스가 모낭 줄기 세포와 멜라닌 줄기세포에 모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만 메커니즘은 다르다는 걸 보여줍니다. 스트레스는 신경 유도 신호를 통해 멜라닌 줄기세포를 직접 고갈시키는 반면 모낭 줄기세포에는 부신에서 유도된 스트레스 호르몬이 미치는 영향을 통해 간접적으로 새로운 모발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습니다. 모낭 줄기세포가 고갈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Gas6 경로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줄기세포를 재활성화 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는 Gas6경로가 잠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범위가 많지만 이 연구 결과는 줄기 세포 생물학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수야츠에(Ya-Chieh Hsu)는 “줄기세포의 행동을 조절하는 요인들을 찾을 때 우리는 보통 피부를 국소적으로 관찰한다”며 “중요한 국소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우리 연구 결과는 모낭 줄기 세포 활동의 주요 전환점이 부신 내에 실제로 존재하며 줄기세포 활성화에 필요한 한계점을 변화시킴으로써 작동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기관에 위치한 줄기세포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으며 우리는  점점 더 장기 간 상호작용의 본보기를 배우고 있다”며 “조직 생물학은 생리학 분야와 상호연관 돼 있다”고 말합니다. 수야츠에(Ya-Chieh Hsu)는 피부 속 줄기세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종 피부를 너머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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