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서 발병률이 높고 생존율이 2019년 기준으로 37%에 이르는 난치암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간 질환은 만성적 질환으로서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주역인 40~50대 국민의 가장 높은 의료비용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마땅한 억제제가 없는 상황인데요. 간암 발병에 대해서는 지방간/지방간염의 단계에서 간 섬유화/경화를 거쳐 암으로 심화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메커니즘 규명과 더불어 효과적 치료제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정원 교수(서울대학교), 최선 교수(이화여자 대학교) 연구팀이 간암 등에 관여하는 대표적 종양단백질 c-SRC와 TM4SF5*의 결합을 방해하기 위한 펩타이드를 제안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두 단백질의 결합은 세포의 증식이나 이동과 관련된 신호를 활성화 시켜 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마땅한 억제제가 없고 메커니즘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만성 간질환에서도 이들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TM4SF5(transmembrane 4 L six family member 5) : 세포막을 관통하는 단백질로 주로 정상 간보다 간암에서 발현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분자모델링과 돌연변이 연구를 통해 간암에서 많이 발현되는 세포막 단백질 TM4SF5이 종양단백질 c-Src와 결합하는 부위를 상세히 밝혀냈습니다. TM4SF5의 C-꼬리 부위(C-terminus)가 세포질에 존재하는 불활성 화된 c-Src와 결합하여 c-SRC를 세포막으로 데려오고 여기에 탈인산화효소까지 결합하여 c-SRC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제시 했습니다. 나아가 이를 토대로 두 종양단백질의 결합을 막을 수 있도록 TM4SF5의 C-꼬리 부위를 닮은 펩타이드 조각을 설계했습니다. 실제 TM4SF5와 경쟁, c-SRC를 낚아챔으로써 두 종양 단백질의 결합을 저지하길 기대한 것입니다. 특히 세포침투를 돕는 바이러스 펩타이드 서열을 포함시켜 실질적 경쟁이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이 펩타이드 조각을 종양 생쥐모델 및 폐로의 전이암 형성이 유발되는 동물모델에 넣어준 결과 암 형성 및 폐로의 전이정도가 대조군에 비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분자모델링과 돌연변이 연구를 통해 종양단백질 상호작용 부위을 상세히 규명함으로써 이같은 상호작용을 저지할 수 있는 억제제 개발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Theranostics’에 7월 6일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 N-terminus-independent activation of c-Src via binding to a tetraspan (in) TM4SF5 in hepatocellular carcinoma is abolished by the TM4SF5 C-terminal peptide appl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