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암전이 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나?
미세먼지는 암전이 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나?
  • 이웃집편집장
  • 승인 2022.12.20 19:48
  • 조회수 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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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가 암세포 전이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밝혀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영준 박사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로 침투한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자극하며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하는 기전을 규명했습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나아가 미세먼지에 의한 암전이 예방 및 치료법 개발이 가능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세먼지는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듭니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여 우리 몸을 지키도록 작용하게 되는데요. 이때 부작용인 염증반응이 나타나며 기도, 폐, 심혈관, 뇌 등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이러한 염증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 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Energy Policy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EPIC)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이 원인으로 인류의 수명이 평균적으로 2.2년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흡연(1.9년)이나 음주 및 마약(9개월), 에이즈(4개월)와 전쟁(7개월)보다 수명에 더 큰 위협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등 사실상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노출이 장기간 지속되면 폐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종의 사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예측은 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미세먼지와 암전이와의 연관성을 이야기하는데 반해서 그 작용기작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미비합니다. 더욱이 기존 미세먼지와 암세포 간 연관성 연구에 있어 미세먼지를 직접 암세포에 처리하여 분석하는 실험들은 실제 몸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환경과 유사한 환경을 구축하고 폐 대식세포가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때의 변화를 분석하여, 대식세포가 미세먼지에 자극받으면 이로 인해 분비되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전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폐의 면역세포, 그중에서도 선천성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라는 점에 주목하고 미세먼지에 노출된 폐 대식세포 배양액을 암세포와 반응시켰는데요. 그 결과, 암세포의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표피 생장 인자 수용체)가 활성화되며 이동성이 증가하고, EGFR과 결합하여 암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HBEGF(Heparin binding EGF like growth factor, 헤파린 결합성 EGF 유사생장 인자) 또한 증가했습니다.

미세먼지에 의한 암세포의 전이 증가 과정에 대한 모식도. 미세먼지에 의해 활성화된 대식세포의 AhR은 핵으로 이동하여 HBEGF의 발현을 유도하고 증가된 HBEGF는 대식세포 밖으로 분비된다. 분비된 HBEGF에 의해 암세포의 EGFR이 자극을 받아 EMT가 유도되고 암의 전이가 증가한다. 출처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세먼지에 의한 암세포의 전이 증가 과정에 대한 모식도. 미세먼지에 의해 활성화된 대식세포의 AhR은 핵으로 이동하여 HBEGF의 발현을 유도하고 증가된 HBEGF는 대식세포 밖으로 분비된다. 분비된 HBEGF에 의해 암세포의 EGFR이 자극을 받아 EMT가 유도되고 암의 전이가 증가한다. 출처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 같은 내용은 마우스(쥐)를 통한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되었다. 폐암에 걸린 마우스를 미세먼제 환경에 노출하자 암의 전이가 증가하고, HBEGF 억제제를 투입하자 전이가 억제되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생명연 박영준 박사는 “미세먼지가 암의 전이에도 관여할 수 있으며, 대식세포를 통해 암 전이가 증가하기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이다.”라며 “본 연구 결과를 통해 미세먼지의 유해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미세먼지 대응의 심각성을 인식시켜 미세먼지 발생 억제와 대응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연구결과는 11월 생화학분야 학술지인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에 게재됐습니다.

눈문명 : Particulate matter promotes cancer metastasis through increased HBEGF expression in macrophages

 

#용어설명

1.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하며, 석탄, 석유등의 화학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생성되는 것을 말함.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50μm 이하인 총 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와 입자크기가 매우 작인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로 구분.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미세먼지(PM2.5)로 나뉨. PM10이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μm)보다 약 1/5~1/7 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의 약 1/20~1/3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음.

 

2. 대식세포(macrophage)

대식세포는 감염에 대한 최초 반응역할을 하는 선천성 면역체계의 식세포이다. 세포조직이나 병원균, 암세포 등을 인식하여 식균작용 및 분해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한 유형이다.

 

3. HBEGF(Heparin binding EGF like growth factor, 헤파린 결합성 EGF 유사생장 인자)

EGFR, ERBB2 및 ERBB4 수용체를 자극시켜 그 신호를 전달하는 성장인자이다. 주로 세포증식에 관여하며 여러 암종에서 biomarker로서 알려져 있다. 위암, 난소암 및 전립선암 등에서 EGFR을 자극히켜 EMT를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신장암과 방광암에서 세포의 이동성을 증가시켜 전이를 유도하기도 한다. 

 

4. 상피-중간엽 전이(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EMT)

세포의 특성이 세포 간 결합력이 높은 상피세포 형태에서 세포 간 결합력이 낮아져 이동이 용이한 형태인 중간엽 형태로 변하는 과정을 말한다. 암전이의 가장 초기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배발생(embryogenesis) 단계나 상처가 치유될 때도 세포의 이동이 일어나도록 EMT가 유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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