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뇌는 어떻게 성장할까?
우리 아이 뇌는 어떻게 성장할까?
  • 이웃집과학자
  • 승인 2024.06.30 22:16
  • 조회수 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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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홍석준 참여교수(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뇌의 외적 정보처리와 내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대규모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functional brain network)[1]들이 형성되는 과정을 아이들의 뇌 영상을 성장 시기별로 분석해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외적 정보처리와 내적 정보처리는 뇌 기능의 아주 근본적인 원리죠. 외부 세계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시각적 정보(텍스트)를 처리하는 ‘외부수용’ 기능과, 이 정보를 기반으로 외부 세계에 대한 인과관계를 더 깊이 이해(의도파악 등)하는 ‘내부모델링’ 기능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고등영장류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적절히 대응하고 생존하도록 도와주는 핵심적인 인지 역량입니다. 두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대규모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들은 대뇌피질에 포함되는데, 이는 뇌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뇌의 발달 과정에서 시상(thalamus)[2]과 대뇌피질(cerebral cortex)[3] 간 연결성은 뇌 기능 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요. 시상은 주로 외부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중계 역할을 하는데, 최근 연구에서는 내부모델링과 같은 상위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졌습니다.

시상 연결지도와 신피질 투사지도.시상 연결지도와 신피질 투사지도로 뇌 발달 단계에 따른 연결성의 변화를 보여준다. (a)에서는 유아기(29~44주)의 시상 연결지도 1, 2와 신피질 투사지도 1, 2가 감각 운동 네트워크의 초기 분화를 나타낸다. (b)에서는 어린이와 성인 초기(8~22세)의 지도를 보여주며,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와의 연결성 확립 및 외부지향 시스템과 내부지향 시스템 간의 구분을 보여준다. 이는 각 신피질 투사지도의 파란색 영역의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지도 1의 경우 외부지향 네트워크를, 지도 1의 경우 내부지향 네트워크를 나타낸다. 각 신피질 투사지도 옆 상자 그림에서는 대뇌피질을 7개의 주요 기능적 네트워크로 구분한 뇌 지도인 ‘Yeo-Krienan 7 네트워크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신피질 투사지도의 값을 정렬했다. (c)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기의 신피질 투사지도에서 도출된 내외부 축의 구분을 도식화해 현저성 네트워크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 출처: IBS
시상 연결지도와 신피질 투사지도.시상 연결지도와 신피질 투사지도로 뇌 발달 단계에 따른 연결성의 변화를 보여준다. (a)에서는 유아기(29~44주)의 시상 연결지도 1, 2와 신피질 투사지도 1, 2가 감각 운동 네트워크의 초기 분화를 나타낸다. (b)에서는 어린이와 성인 초기(8~22세)의 지도를 보여주며,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와의 연결성 확립 및 외부지향 시스템과 내부지향 시스템 간의 구분을 보여준다. 이는 각 신피질 투사지도의 파란색 영역의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지도 1의 경우 외부지향 네트워크를, 지도 1의 경우 내부지향 네트워크를 나타낸다. 각 신피질 투사지도 옆 상자 그림에서는 대뇌피질을 7개의 주요 기능적 네트워크로 구분한 뇌 지도인 ‘Yeo-Krienan 7 네트워크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신피질 투사지도의 값을 정렬했다. (c)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기의 신피질 투사지도에서 도출된 내외부 축의 구분을 도식화해 현저성 네트워크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 출처: IBS

이에 연구진은 뇌의 발달 과정에서 시상이 대뇌피질의 기능적 세분화에 미치는 영향, 즉 외부 네트워크와 내부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습니다. 우선, 유아기부터 성인기에 걸친 다양한 연령대의 뇌 영상 데이터에 최신 뇌 영상 분석기법을 적용해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 관찰했는데요. 또한, 유전체 분석으로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뇌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과 관련 있는지 살폈습니다. 

 

그 결과,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은 뇌 발달 초기 단계와 이후 단계에서 다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아냈습니다. 유아기에는 시상과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대뇌피질 영역(감각 운동 네트워크) 간 연결성이 뚜렷하고 뇌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가 발현됐습니다. 하지만 성인기로 넘어가면서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4]와의 연결성이 주축이 돼 외부수용성과 내부모델링 시스템이 분리됐는데요. 이는 구분된 각 시스템이 서로 명확히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기능적 세분화가 일어났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또한, 연구진은 발달 시뮬레이션으로 시상-대뇌피질 연결성과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 형성 간 인과관계에 대한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시뮬레이션하는 동안 시상-대뇌피질 연결 규칙(wiring rule)을 임의로 교란(조절)하니 내·외부 네트워크 간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횡·종단적 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 가능함을 함축적으로 의미합니다. 

동시에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뇌 발달 곡선도 추적 조사했습니다. 성숙한 두뇌의 주요 특징은 기능적 분리와 감각-연합 축(sensory-association axis)[5]의 발달인데,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이에 기여함을 알아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12~18세 사이에 크게 기여해, 두뇌 발달에 어느 시기가 가장 중요한지를 밝혔습니다. 

발달 시뮬레이션 기반 네트워크 모델의 교란.(a) 발달 연령에 따라 변화하는 시상-현저성 네트워크 연결성 규칙을 기반으로 한 발달 시뮬레이션 모델을 보여준다. 네 가지 교란 모델을 테스트했는데 이는 각각 8~12세, 12~18세, 18~22세 및 모든 연령 그룹의 연결 규칙에 교란을 적용한 모델로, 교란이 없는 모델과 비교했다.(b) 각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분리 지수(현저성-외부, 현저성-내부)를 계산했으며, 교란이 없는 모델과 비교한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했다.(c) 각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추출한 대뇌피질 그라디언트(gradient)는 이러한 교란이 뇌 연결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출처: IBS
발달 시뮬레이션 기반 네트워크 모델의 교란.(a) 발달 연령에 따라 변화하는 시상-현저성 네트워크 연결성 규칙을 기반으로 한 발달 시뮬레이션 모델을 보여준다. 네 가지 교란 모델을 테스트했는데 이는 각각 8~12세, 12~18세, 18~22세 및 모든 연령 그룹의 연결 규칙에 교란을 적용한 모델로, 교란이 없는 모델과 비교했다.(b) 각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분리 지수(현저성-외부, 현저성-내부)를 계산했으며, 교란이 없는 모델과 비교한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했다.(c) 각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추출한 대뇌피질 그라디언트(gradient)는 이러한 교란이 뇌 연결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출처: IBS

이번 연구는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내·외적 정보처리 과정을 담당하는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의 초기 형성과 발달에 기초 틀을 제공한다는 것을 처음 밝혔습니다. 이는 뇌 발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대뇌피질의 기능적 세분화가 뇌 질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데요. 

홍석준 교수는 “태아의 뇌가 형성될 때 시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태어난 이후에도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의 발달에 영향을 미침을 밝혀냈다”며, “이를 통해 내·외적 시스템 발달 부진으로 나타나는 자폐, 조현병 등 다양한 뇌 질환의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에 6월 10일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A shifting role of thalamocortical connectivity in the emergence of cortical functional organization

 

#용어설명

[1]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functional brain network): 뇌의 여러 영역이 상호작용해 특정 작업이나 상태를 유지하는 시스템으로, 신경 활동의 동시성이나 상관관계를 통해 식별된다.

[2] 시상(thalamus): 뇌의 중심부에 있는 구조로, 다양한 감각 정보를 대뇌피질로 전달하고 처리하는 중계 역할을 하며, 수면 및 각성 상태의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대뇌피질(cerebral cortex): 대뇌의 가장 바깥층을 이루는 얇은 회백질로 인간의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 감각 처리, 운동 조절, 언어, 기억, 감정 등을 담당한다. 

[4]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 뇌의 특정 자극이나 사건을 감지하고 이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뇌 기능적 네트워크로, 대표적으로 전방섬엽(anterior insula)과 대상회(cingulate gyrus)가 포함된다. 

[5] 감각-연합 축(sensory-association axis): 다양한 감각 정보를 처리하고 통합해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과 연결하는 신경 경로이다. 시각·청각·촉각과 같은 감각 정보는 각각 일차 감각 피질에서 처리된 후 두정엽, 측두엽, 전두엽 등의 연합 영역으로 이뤄진 기능적 네트워크들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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