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개발했나?
- 극미량의 체액만으로도 간단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조윤경(UNIST 생명과학부 교수) 그룹리더팀은 세포 정보가 담긴 나노소포체를 포획해 암을 진단하는 '혈소판 칩'을 개발했습니다.
-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게재됐습니다.
연구배경은?
- 우리 몸 속 수 많은 세포들은 나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주고받으며 서로 소통합니다. 참고로 나노소포체란 핵산, 단백질 및 지질과 같은 중요한 생물학적 분자가 포함된 나노 크기의 막(membrane) 주머니입니다. 크기는 20nm~1μm로 알려져 있습니다.
- 세포에겐 나노소포체가 자신의 소식을 전하는 일종의 편지이기 때문에 암세포가 배출한 나노소포체를 분석해 암의 발생 및 전이를 진단하기 위한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 수 많은 나노소포체 가운데 암세포에서 유래한 나노소포체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조사했나?
-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의 긴밀한 조력자인 혈소판에 주목했습니다. 암세포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 혈소판에 둘러싸인 형태로 혈액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또, 전이될 곳에 달라붙는 과정에도 혈소판이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암세포 나노소포체와 혈소판이 특별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진은 혈소판 막을 이용해 암세포에서 유래 나노소포체를 쉽게 포획할 수 있는 진단 시스템을 고안했습니다.
- 연구진은 미세유세칩(microfluidic chip) 안에 혈소판 세포막을 바닥에 고정한 형태의 '혈소판 칩'을 제작했습니다. 미세유체칩이란 마이크로미터 지름의 미세한 관 안에서 액체 흐름을 조종해 시료를 처리하는 플랫폼으로 '칩 안의 실험실'이라고 불립니다.
- 체내에서 혈소판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던 암세포는 혈소판 칩의 표면에도 결합하기 때문에 암세포에서 유래한 나노소포체만을 선택적으로 검출해낼 수 있는 원리입니다.
특이한 점은?
- 이후 연구진은 개발한 혈소판 칩을 이용한 암 진단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암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혈장 1µL(마이크로리터)를 혈소판 칩에 주입한 결과 정상인에 비해 암환자의 혈장에서 다량의 나노소포체가 검출됨이 확인됐습니다.
- 한편, 전이 암세포 실험에서는 비전이암세포 실험보다도 더 많은 나노소포체가 검출됐습니다. 혈소판 칩에 검출된 나노소포체의 양을 토대로 암 발생 및 전이여부를 진단할 수 있음을 제안한 겁니다.
이 연구가 왜 중요할까?
-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거동에 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채취한 시료에서 나노소포체를 분리ㆍ농축해야 했던 기존 기술과 달리 별도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없고 항체 이용 방법보다 특이성, 민감성이 뛰어나 기존의 암 진단연구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나노소포체 기반 암 진단 기술은 해당 암에 특이적인 항체를 반응시켜 나노소포체를 검출하는 원리였습니다. 하나의 질병에 하나씩 대응하는 항체 기반 진단 기술과 달리 혈소판 칩은 여러 종류의 암을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밋 쿠마르 연구위원-
"체내의 혈소판 암세포 친화력을 모방해 암세포에서 나온 나노소포체를 검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복잡한 처리 없이 혈장을 그대로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소량 샘플로부터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를 검출했습니다"
-조윤경 그룹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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