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급 뜨거운 행성, "대기는 금속으로 이뤄져"
태양급 뜨거운 행성, "대기는 금속으로 이뤄져"
  • 함예솔
  • 승인 2019.05.21 10:30
  • 조회수 30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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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약 620광년 떨어진 곳에 KELT-9b라는 외계행성이 있습니다. 이 행성은 지금까지 우리가 발견한 외계행성 중 가장 뜨거운 행성이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행성은 너무 뜨거워 대기권 전체에 기화된 철과 타이타늄이 흩날릴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아카이브(arXiv)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외계행성의 대기에는 철과 타이타늄 뿐만 아니라 나트륨, 마그네슘, 크롬, 희토류 금속인 스칸듐, 이트륨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KELT-9b, 얼마나 뜨겁나

HD 195689 항성과 매우 근접해있는 KELT-9b 행성. 출처: NASA / JPL-Caltech
HD 195689 항성과 매우 근접해있는 KELT-9b 행성. 출처: NASA / JPL-Caltech

KELT-9b는 거대 가스행성(gas giant)인데 목성 크기의 약 2배 정도 되지만 밀도는 그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 행성은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의 약 3%에 해당하는 매우 가까운 곳에서 모 항성(host star)을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KELT-9b 행성이 자신의 태양을 1회 공전하는 데에는 36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엄청 가까워~ 출처: NASA / JPL-Caltech
항성을 이런 식으로 공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NASA / JPL-Caltech

KELT-9b 행성의 태양인 'KELT-9'라 불리는 HD 195689 항성은 청색 초거성(blue supergiant)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뜨거운 항성 중 하나라고 합니다. KELT-9 항성은 태어난지 3억년 밖에 되지 않은 젊은 별인데요. 태양보다 두 배 이상크고 거의 두 배 이상 뜨겁다고 합니다. 그 온도가 무려 10,170K에 이른다고 합니다.

 

KELT-9b 행성은 극도로 뜨거운 항성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그 표면 온도가 약 4,600K에 이른다고 합니다. 참고로 태양의 표면 온도가 5,800K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행성이 얼마나 뜨거운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KELT-9 항성의 자외 복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이 행성은 대기가 손상되고 기화된 행성의 물질들이 혜성처럼 행성의 꼬리를 만들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이 행성의 높은 온도는 행성의 모든 물질을 분자에서 원자상태로 분해시켜 기화시켜버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행성에는 구름이나 에어로졸조차 남겨져 있지 않다고 해요. 대기가 계속해서 연소하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KELT-9b행성의 대기는 항성의 대기처럼 투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행성의 모든 물질들이 기화돼 버렸다고 하더라도 뜨겁고 청명한 KELT-9b 행성의 대기를 떠다니는 원자들은 그대로 일텐데요. 이 원자들은 특정한 빛의 파장을 흡수합니다. 그리고 이는 천문학자들이 행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하는 힌트가 됩니다. 

 

빛의 스펙트럼으로 대기 성분 찾아내다

태양을 스펙트럼으로 보면 이런모습! 출처: Nigel Sharp (NSF), FTS, NSO, KPNO, AURA, NSF
태양을 스펙트럼으로 보면 이런 모습. 출처: Nigel Sharp (NSF), FTS, NSO, KPNO, AURA, NSF

과학자들은 행성의 대기 구성 물질을 알아내기 위해 '스펙트럼(Spectrum)'을 사용합니다. 스펙트럼을 잘 보면 군데군데 벌레 먹은 것처럼 흡수선이 보이는데요. 모든 물질은 각각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합니다. 이때 흡수된 파장의 빛은 프리즘을 통과한 빨간색부터 보라색까지 늘어선 무지개의 색에서 빠지게 됩니다. 대신 검은 흡수선을 만들죠. 이는 물질의 지문과 같아서 이 흡수선을 통해 행성의 대기를 구성하는 물질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빛을 스펙트럼으로 구별해주는 분광기를 통해 항성을 자세히 관측합니다. 누락된 파장을 찾아내 이를 흡수하는 원소를 식별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구진은 첫 번째 관측에서 KELT-9b 행성 대기에서 철과 타이타늄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관측에서 5가지의 원소를 더 발견해냅니다.

 

사실 초기 관측에 따르면 외계행성은 대부분 수소로 이뤄진 대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KELT-9b 행성의 경우 평균 온도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철과 같은 전이 금속들이 대전된 원자 상태이거나 혹은 대기에서 원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란 이론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번 관측에서 과학자들은 다른 종류의 기화된 금속들이 KELT-9b 행성 주위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나트륨, 마그네슘, 크롬(chromium), 희토류 원소인 스칸듐(scandium)과 이트륨(yttrium)이 그 주인공입니다. 특히 크롬과 스칸듐, 이트륨이 외계행성에서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베른대학교 천문학자 Jens Hoeijmakers은 "우리 팀은 이 행성의 스펙트럼이 이전에 어떤 다른 행성의 대기권에서도 관측되지 않았던 여러 화학종이 발견될 수 있는 보물창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들은 대기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가 무엇인지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행성 대기에 떠다니는 원소들의 고도를 알아낼 수 있었는데요. 연구진들은 두 반구(hemisphere) 사이에 원자들을 퍼뜨릴 수 있을 만한 행성의 바람 패턴을 유추했습니다. 

 

이 연구는 향후 천문학자들이 다른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원소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베른대학교 천체물리학자 Kevin Heng은 "우리는 언젠가 지금 적용된 기술을 사용해 외계행성에서 생명체의 징후를 발견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궁극적으로 우리 연구가 태양계의 기원과 발전 뿐 만 아니라 생명체의 기원을 밝혀내는 데 사용됐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 Astronomy & Astrophysics> 저널에 출판대기(accepted) 상태로, 현재는 아카이브(arXiv)에서 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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