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찾기 위해 분주한 망원경들
우주에서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찾는 건,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가 바라던 일인데요. 케플러 우주망원경과 같은 NASA의 여러 미션들은 인류가 수 천 개의 외계행성을 찾도록 해주었습니다. 이후 케플러우주망원경을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가 임무를 시작한 이후 외계행성의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TESS는 2018년 4월 케플러 우주망원경 후속으로 발사됐습니다. TESS는 '천체면통과 외계행성 탐색위성(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의 줄인 말로, 천체면을 통과하는 현상을 이용해 외계행성을 탐색합니다. 작동한 이후 TESS는 슈퍼 지구를 포함해 1,500개의 외계행성 후보 천체를 분류하는 임무를 맡았는데요. 지금까지 외계혜성(exocomet), 3개의 태양을 가진 암석형 외계행성, 별을 집어삼키고 있는 블랙홀 등을 발견했습니다. 최초로 지구 크기와 비슷한 행성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발견된 수십 개의 외계행성들은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들로 거주가능영역을 공전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후보들은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유망한 장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21년 발사될 웹 우주망원경(Webb Space Telescope)이 합류한다면 적외선으로 우주를 살피며 허블 우주망원경의 발견을 보완하고 확장시킬 겁니다. 과학자들이 암석형 외계행성의 대기에 산소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실한 답을 줄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외계행성 중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행성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할 방법을 찾아야 하죠.
물론 '산소'는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 중요한 지표로 여겨집니다. 지구 대기중의 산소는 대부분 미생물과 식물이 광합성을 한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계행성에서 지구와 비슷할 정도로 대기 중 산소가 존재한다면 이는 생명체가 있다는 징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외계행성이 지구와 비슷하진 않을 겁니다.
설령, 대기 중에 산소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반드시 생명체에서 나오는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영화 <인터스텔라(2013)>에 등장하는 '물 행성'과 같은 곳에서는, 그 행성이 공전하고 있는 '항성' 때문에 물이 증발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물 행성'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대기 높은 곳까지 도달하게 되면, 자외선에 의해 물 분자가 쪼개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가벼운 수소 원자는 우주로 방출되고 산소는 대기 중에 축적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생명체 활동이 없음에도 '물 행성'에는 산소가 생겨나게 된 셈이죠.
생명체가 내뿜는 산소가 의미있는 것
그렇다면 현재와 미래, 외계행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어떻게 산소를 보고 이것이 생명체를 가장 잘 시사하는지 그 범위를 좁힐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답하기 위해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의 연구팀은 '탐지가능성 지수(detectability index)'라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이와 관련된 연구는 <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잠재적으로 생명체의 징후인 산소를 자세히 살펴보았는데요. 지구에서는 산소가 생물학적 과정에 의해 생성됐지만 다른 외계행성에서 산소의 풍부함은 비생물학적 과정에 기인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에 산소 탐지가 결정적으로 생명체의 존재로 이어지는 행성들을 구분하기 위해 연구진은 탐지가능성 지수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Donald Glaser는 "이 지수의 목표는 과학자들에게 최고의 관찰 대상을 선정하고 그곳에서 생명체를 탐지할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 대한 외계행성에서 탐지가능성 지수가 높다는 건 지구 대기 중의 산소가 확실히 생명체 때문이지 다른 요인 때문은 아니란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지수에 기반해 산소를 보는 건 이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육지와 해양의 면적도 중요하다
지구에서는 당연히 생명체가 산소를 내뿜기 대문에 이 탐지가능성 지수는 높을 겁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지구보다 물이 더 큰 질량을 차지하는 지구와 유사한 다른 행성에서 이 지수가 극적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지구의 표면은 대체로 물로 덮여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전체 질량에서 해양이 차지하는 질량은 단지 0.025%로 극히 적습니다. 이에 비해 태양계 외부에 있는 위성들은 일반적으로 50%의 수빙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Steven Desch는 "다른 태양계에서 지구와 유사한 외계행성에 단지 0.2%의 물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있다"며 "그 정도면 탐지가능성 지수를 바꾸기 충분할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이어 "설령 산소가 관측됐다 하더라도 이러한 행성에서 생명체를 지시하는 건 아닐 것"이라며 "이는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이 지구의 약 8배에 해당하는 0.2%의 물이 있다는 건 노출된 대륙이나 육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육지가 없다면 비는 암석의 풍화작용을 일으키지 못하고 그러면 인과 같은 중요한 영양분을 방출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 해양에서 산소를 생산하는 생물권을 늘리긴 어려울 겁니다. 따라서 광합성 생명체가 훨씬 느린 속도로 산소를 방출하고 이는 비생물학적으로 만들어지는 산소와 구별할 수 없게 될 겁니다.
Desch에 따르면 검출가능성 지수만 보면,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산소를 관찰하는 것 만으로는 생명체를 찾을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외계행성 대기에서 관측된 산소가 신뢰할 수 있을만한 생명체의 지표가 되려면 해양과 육지도 직접 탐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검출가능성 지수는 우리가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탐사하는 접근 방법을 바꿔줍니다. 또한, 외계행성에서 관찰한 걸 해석하는데 도움을 주는데요. 이 지수는 우리가 생명체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목표물을 고르는걸 도와줄 겁니다. 또한 생명체를 식별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차세대 우주망원경을 설계할 때에도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검출가능성 지수는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모여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NASA의 외계생명체 탐사프로젝트인 'NExSS(Nexus for Exoplanetary System Science)'를 위해 팀이 구성됐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론천문학자와 관측 천체물리학, 지구물리학, 지구화학, 우주생물학, 해양학,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공종저자인 Hilairy Hartnett은 "이런 종류의 연구는 다양한 분야의 팀원이 필요하고 개별로는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연구진은 탐지가능성지수 프레임워크가 외계생명체 탐사에 활용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Glaser는 "우리 태양계 밖의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하는건 우주에서 우리 위치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NASA는 외계생명체 탐사를 위해 깊이 투자하고 있으며 이 연구가 외계생명체를 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극대화하는데 활용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외계생명체가 내뿜은 산소를 찾도록 도와주는 탐지가능성 지수, 향후 이 연구는 어떻게 활용될까요? 연구진 바람대로 외계생명체를 찾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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