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암에 걸린 개의 유전자변이 지도가 나왔습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상우 교수가 주축이 된 연세대-가톨릭 의대, 건국대 수의대, 광주과학기술원 공동 연구팀이 개 암의 유전자변이 패턴을 파악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개의 유전 정보는 이미 15년 전 해독됐지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전체 유전체를 대상으로 유전자변이 지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려견이 있는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암에 걸린 반려견에 대한 적극적 치료의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 비교의학적 분석을 통해 사람의 암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 유선암
암컷 개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암입니다. 사람의 유방암과의 공통점 및 차이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개 암의 연구모델로 적합합니다.
- 유전자변이 지도
하나의 질병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유전변이의 종류와 빈도를 망라한 것, 질병의 원인, 진단, 치료를 판별하는 데에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개의 암 일으키는 유전변이 밝혀졌다
사람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변이가 대부분 밝혀져 환자 각각이 가진 특징적인 유전변이를 토대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가 이미 실현 중인 반면, 개의 경우 사람과 유사한 모양과 과정으로 암이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암을 일으키는 유전변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건국대학교 서정향 교수 연구팀에서 확보한 국내 유선암 발병견 191마리와 그 종양시료를 대상으로 종양 유전체 정보를 읽어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세대학교 김상우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대 김태민 교수 및 광주과학기술원 남호정 교수 연구진들이 유전변이와 유전자 발현을 분석, 유전자 변이지도를 완성했습니다.
나아가 유선암에 걸린 개의 유전자 변이지도와 유방암에서 변이가 나타나는 주요 유전자(PIK3CA, PTEN, TP53, BRCA)를 비교한 결과 놀랍게도 같은 유전자들 내 비슷한 위치에서 비슷한 빈도로 변이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같은 유선암이지만 유전자 발현의 정도에 따라 더 예후가 좋지 않은 아형(subtype)이 존재하며 이는 사람 종양에서 알려진 아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사람과 개 사이에 핵심이 되는 유전변이와 종양의 아형이 유지됨을 보여준 이번 연구 성과는 사람의 암에 대한 접근을 개의 치료를 위해서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려견의 수명 향상은 물론 인위적으로 종양을 유발한 실험 동물 모델과 달리, 사람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암을 분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람의 암에 대한 이해도 도울 것으로 기대 됩니다.
##참고자료##
- "Cross-species Oncogenic Signatures of Breast Cancer in Canine Mammary Tumors", Nature Communications(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