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검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조기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치매 진단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 연구팀이 치매 환자의 콧물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의 응집체 발현량이 증가하는 것을 규명했고, 간단한 콧물시료 검사로 치매환자를 조기 선별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Scientific Report> 에 게재됐습니다.
- 바이오마커(bio-marker)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합니다.
초기 진단하면 막을 수 있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최근 대한민국은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치매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 수는 7%가 넘는 약 82만 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년 16조 원의 치매환자 관리비용이 발생하며 2050년에는 현재의 약 4배의 치매환자와 8배에 달하는 치매 환자 관리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들 치매 환자의 70%는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 중 약 60%는 치매 정도가 경미한 최경도 및 경도 환자들입니다. 치매의 근원적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경미한 치매 상태를 조기에 발견하면 증세 악화를 막거나 지연가능합니다. 현재 출시된 치매 치료제들도 적절한 시기에 투여해야만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고비용의 뇌영상 촬영이나 환자의 고통을 수반하는 뇌척수액 시료채취가 필요한 침습적인 검사법 등 때문에 초기 진단이 쉽지 않은 실정이었습니다.
콧물검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조기 진단
이에 문제일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후각기능의 이상에 주목하고 환자의 콧물 시료를 통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수용성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 검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단백질 발현 여부를 확인하고자 면역블롯 분석을 이용해 경도(mild) 및 중등도(moderate) 정도의 인지저하를 가진 환자 그룹과 동 연령대 정상 대조군 그룹 사이의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콧물에 아밀로이드-베타의 응집체 발현이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증명하고자 지난 3년 간 종단 코호트 연구를 수행하며 콧물 속에 더 높은 응집체 발현을 보인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3년 이내에 인지능력이 더욱 악화됨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콧물에서 감지되는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의 양에 따라 향후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행의 심각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로 규명했습니다.
- 종단 코호트 연구(longitudinal cohort study)
시간 경과에 따라 반복된 관찰을 포함하는 상관관계 연구로 구성원이 변하지 않는 특정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합니다.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는 "많은 분들이 치매 초기관리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해 조기선별키트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조기 검사를 받게 되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적으로도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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