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지난 12월 6일(현지시간), 소행성 ‘류구(Ryugu)’에서 채취한 물질이 담긴 캡슐을 지표 약 200km 상공에서 호주 사막에 떨어뜨렸습니다. 캡슐 안에 든 류구의 샘플은 2021년까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전 세계 6개 연구팀에게 나눠 줄 예정입니다.
NASA 고다드 우주연구센터의 우주생물학분석연구소도 샘플을 받게 될 연구팀 중 하나입니다. 우주생물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법의학 연구실에서 범조를 해결하는데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최첨단 기기를 사용해 샘플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초기 태양계의 역사를 통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자 증거를 찾기 위해 류구의 샘플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구 생명체의 전구체가 되는 유기화합물을 찾는 류구 샘플 탐사의 국제연구팀의 장을 맡고 있으며 고다드 우주연구센터 책임자인 Jason P. Dworkin은 "우리가 하려는 것은 지구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더 잘 이해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태양 주위에 뭉쳐진 가스와 먼지의 원반으로부터 지구에 생명체가 생겨났고 다른 곳에서도 가능했을까?"라고 말합니다.
소행성 류구는 우리 태양계가 만든 가스와 먼지의 구름 속에서 형성된 거대한 소행성입니다. 그래서 원시 태양계의 정보를 담고 있는 조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류구는 또한 생명체 탄생에 필수적인 탄소가 풍부한 유형의 소행성입니다. Dworkin과 그의 연구팀은 내년 여름 류구의 샘플을 받게 되면 이러한 화합물들이 어떻게 처음에 형성되고 태양계 전체로 퍼져나갔는지 밝혀내기 위해 유기 화합물, 즉 탄소 기반의 화합물을 찾을 예정입니다.
우주생물학자들이 관심있는 유기화합물은 아미노산이 포함된 것들인데, 아미노산 분자는 새로운 DNA를 만드는 것과 같이 생명체의 가장 필수적인 기능 중 일부에 동력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수 십 만개의 단백질을 구성합니다. 연구진들은 류구의 암석에 보존된 아미노산의 종류와 양에 대한 차이를 연구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이 분자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해 밝혀낼 수 있습니다.
현재 지구에서 약 1,500만km 떨어져 있는 류구의 먼지는 가장 완벽히 보존된 우주 물질 중 하나일 겁니다. 이 샘플은 우주에서 수집돼 지구로 보내져온 소행성의 두 번째 표본입니다. 첫 번째 표본은 2010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이 역사상 처음으로 소행성 이토카와(Itokawa)에서 가져온 작은 샘플입니다. 참고로 2006년 NASA는 스타더스트 미션(Stardust mission)의 일환으로 와일드 2(Wild-2) 혜성으로부터 작은 샘플을 입수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2023년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수 십 억년 동안 우주를 여행해 왔고, 변화가 거의 없던 소행성 베누(Bennu)의 샘플을 반환할 예정입니다.
류구의 유기적 구성을 분석할 글로벌 하야부사 2팀를 이끄는 일본 규슈대학교(Kyushu University) 지구화학과 Hiroshi Naraoka교수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외계 환경에서 유기 화합물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아미노산, 황화합물, 질소 화합물 등 많은 유기화합물을 분석해 소행성에서 일어나는 유기물 합성의 유형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류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나서 과학자들은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과비교할 예정입니다. 10월 20일,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 표면에 잠시 착륙해 성공적으로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Dworkin 박사는 "두 소행성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베누가 과거 물과 유기화합물에 대한 증거를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 그의 연구실은 베누 샘플의 몇 그램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어 그는 "이 소행성들은 서로 다른 모체로부터 왔고 서로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둘의 샘플을 어떻게 비교하는지 보면 아주 흥미로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행성 입자 분석, 많은 연습 필요
류구 소행성에서 가져온 먼지를 분석하는 건 NASA 고다드 천문학자들이 다뤄야할 가장 까다로운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아주 적은 양의 샘플을 가지고 작업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하야부사 2호는 이토카와로부터 반환된 샘플보다 훨씬 많은 양을 채취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럼에도 그 양은 고작 커피 원두 6개와 맞먹는, 단지 몇 그램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얼마 안 되는 이 샘플을 또 여러 과학자들 사이에서 나눠 가져야하니, 결국 Dworkin 과 그의 동료들이 받게 될 소행성 류구의 샘플은 원래 샘플의 일부로, 눈송이보다 약간 더 많은 정도의 극히 적은 양의 샘플이라고 합니다. NASA 고다드의 우주화학자인 Eric T. Parker은 "유성을 분석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샘플 할당량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연구팀은 국제연구팀과 협력해 1년 넘도록 적은 샘플로 작업하는 걸 연습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들어 연구팀은 머치슨(Murchison)이라 불리는 탄소가 풍부한 운석의 먼지 알갱이를 분석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나서 그들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해 외계 물질 없는 샘플을 분석해 둘 사이의 차이를 확실히 구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다드 과학자들이 류구의 샘플을 받은 후 그들은 유리관 안에서 수용액에 입자를 띄울 예정입니다. 이후 그들은 물에 녹을 수 있는 유기화합물을 추출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물이 끓는 온도인 100℃의 온도로 용액을 가열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분자 내부의 모양과 질량을 분리하고 각각의 종류를 식별해주는 강력한 분석 기계에 용액을 넣고 가동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분석팀 중 한명인 Hannah L. McLain는 "류구처럼 정말 소중한 샘플로 '이 시험관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거나 '이 반응이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한 기술을 확립했고, 진짜 샘플을 분석하는 것에 매우 들떠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구로 전달된 소행성 류구의 먼지는 태양계의 과거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