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삭 감자 칩도 안 부서지게 집는다!
바사삭 감자 칩도 안 부서지게 집는다!
  • 함예솔
  • 승인 2023.07.21 12:33
  • 조회수 1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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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칩도 부스러지지 않게 집는 만능 집게, 근육의 부담을 줄여주는 착용형 팔꿈치 수트 등을 만들 수 있는 로봇 부품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UNIST 신소재공학과 김지윤 교수팀과 기계공학과 배준범 교수팀은 부드럽고 유연한 소프트 로봇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품인 ‘소프트 밸브’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튜브 형태의 이 부품은 외부 자극을 감지해 전기 없이 구동부 움직임을 정밀하게 조종하는 이중 기능 부품입니다. 전기 없이 움직일 수 있어 수중이나 스파크가 튀는 환경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으며, 이중 기능 부품으로 로봇의 경량화가 가능합니다. 가격도 부품 한 개당 800원 정도로 저렴하다고 하네요.

소프트 밸브의 구조.(a) 개발된 소프트 밸브의 사진. (b) 인장이 없을 때 (상단) 와 최대일 때 (하단) 소프트 밸브의 모식도와 각각의 시뮬레이션 단면도 해석 결과 (우단).출처 : UNIST
소프트 밸브의 구조.(a) 개발된 소프트 밸브의 사진. (b) 인장이 없을 때 (상단) 와 최대일 때 (하단) 소프트 밸브의 모식도와 각각의 시뮬레이션 단면도 해석 결과 (우단).출처 : UNIST

 

연구배경

로봇은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 하는등,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종래의 로봇은 대부분 단단한 몸체와 모터 등의 구동장치로 움직이는 방식이였는데요. 목표하는 움직임을 가지기 위해 매우 높은 컨트롤 정밀도가 필요하고 사람과의 동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안정성 문제가 존재했습니다.

이에 반해 소프트 로봇은 생명체가 부드러운 몸체를 이용하여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것처럼 매우 유연하게 구조화되지 않은 환경에 자신의 몸체를 적응하고 안전한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특히 그 중 공압으로 팽창 가능한 탄성 중합체 챔버(elastomer chamber)[1]를 활용하는 공압 기반 소프트 로봇은 간단한 제조와 작동 방식으로 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압 기반 소프트 로봇들은 여전히 센싱(sensing)[2]과 컨트롤(control)[3]에 있어 단단한 솔레노이드 밸브 와 부피가 큰 전자 부품들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는 기존 단단한 로봇이 가지고 있던 실제적인 문제들을 소프트 로봇에도 불러일으켜 소프트 로봇의 잠재적인 응용 분야를 제한시켰죠. 대표적으로, 이러한 단단한 전자 부품들에 의존하는 것은 소프트 로봇의 유연성과 휴대성을 제한시키고 로봇의 부피, 무게, 가격 등은 높이는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소프트 로봇의 잠재력을 완전히 이용하기 위해서는 센서, 컨트롤러, 밸브 등을 부드럽고 소형화된 형태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프트 밸브를 활용한 예시. (a) 전자제품 없이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소프트 그리퍼. (b) 팔 굽힘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팔꿈치를 보조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출처 : UNIST
소프트 밸브를 활용한 예시. (a) 전자제품 없이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소프트 그리퍼. (b) 팔 굽힘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팔꿈치를 보조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출처 : UNIST

김지윤 교수는 “부드럽고 유연한 소프트 로봇 본체와 달리 자극 감지 센서나 구동 제어 부품은 여전히 딱딱한 전자 부품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연구로 센서와 구동 제어 부품도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 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소프트 밸브를 활용해 다양한 물건을 손쉽게 집을 수 있는 만능 집게를 만들었습니다. 이 집게는 단단한 로봇 손으로는 쉽게 부스러지는 감자 칩부터, 무겁고 부피가 큰 나무토막까지 잘 집어냈는데요. 스파크가 튀는 환경이나 물속에서도 잘 작동했습니다. 

또 이 부품으로 착용형 팔꿈치 보조 로봇을 만들어 팔 근육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였습니다. 사람의 팔 굽힘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팔꿈치 보조력이 증가하는 형태인데요. 로봇을 착용했을 때 팔꿈치에 작용하는 힘이 평균 6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소프트 밸브는 튜브 속을 흐르는 공기로 구동부를 움직입니다. 튜브 끝단을 당기면 튜브 속에 나선형으로 감겨있는 실이 튜브를 눌러 공기의 유입과 유출을 조절하는 원리죠. 튜브 끝단을 잡아당기면 구동부가 마치 아코디언 바람통이 움직이는 모양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작동하게 됩니다. 또 연구팀은 튜브에 감겨있는 실의 구조나 개수를 정밀하게 프로그래밍해 공기의 유입과 유출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튜브 끝단에 동일한 힘을 가해도, 실이 감긴 모양과 개수에 따라 구동부를 상황에 알맞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죠.

연구진 사진. 출처 : UNIST
연구진 사진. 출처 : UNIST

배준범 기계공학과 교수는 “개발한 부품은 전자 소자 없이 소재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간단히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웨어러블 시스템의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2023년 7월 4일 온라인 게재됐습니다. 

논문명: A Soft, Self-Sensing Tensile Valve for Perceptive Soft Robots

 

#용어설명

1. 센싱(Sensing)

 로봇이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

2. 제어(Control)

 로봇의 동작을 원하는대로 조작하는 능력

3. 탄성 중합체 챔버(Elastomer chamber)

 공압기반 소프트 로봇에 활용되는 유연하고 탄성이 있는 재료로 만들어진 구조체이다. 이 구조체는 주변 환경에 맞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으며, 압력이 가해지면 팽창하거나 수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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