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특집3] 거대 반사경, 어떻게 만들고 옮길까?
[GMT특집3] 거대 반사경, 어떻게 만들고 옮길까?
  • 김진솔
  • 승인 2018.06.22 14:00
  • 조회수 2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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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거대마젤란망원경 프로젝트, GMT특집 3번째 시간입니다.

 

1화에서는 박병곤 단장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GMT가 무엇인지, 2화에서는 거대한 주거울이 얼마나 정밀하게 만들어지는지 소개했어요. 8.4m 거대한 주거울의 경면오차는 단 20nm의 GMT,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GMT특집2] GMT 거울 오차? "태평양 크기의 2cm 수준"

 

그렇다면 이번 시간엔 이 거대한 망원경을 어떻게 만들고 운반하는지 소개하고자 해요. 거대하고 정밀해서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거든요.

 

8.4m의 주거울, 어떻게 만들까?

 

 

세계에서 아무도 만들어본 적 없는 8.4m의 정밀한 비축반사경을 만드는 기술이 GMT의 핵심인데요. 박병곤 단장에 따르면 이 거울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애리조나 대학의 미러 랩(RICHARD F. CARIS MIRROR LAB)에만 있다고 합니다. 애리조나 대학에서 만든 위 영상을 통해 GMT 주거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요. 중요한 단계들을 짚어드릴게요.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1. 틀을 만듭니다

 

틀을 만드는 과정 출처: 유튜브/Giant Magellan Telescope
틀을 만드는 과정. 출처: 유튜브/UA Research

거대한 '퍼니스' 안에 틀을 만들어야 해요. 퍼니스는 지름 8.4m짜리 유리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거대한 오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퍼니스 바닥에 비축반사경 형태의 틀을 만듭니다. 높이를 섬세하게 조절한 육각기둥 형태의 틀을 세우는데요. 다 만들면 아래 그림처럼 됩니다. 각 육각기둥은 위치를 꼭 맞춰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틀마다 고유번호가 써있습니다.

 

고유번호가 적혀있어요. 출처: GMTO
고유번호가 적혀 있어요. 출처: GMTO

2. 스핀캐스팅! 회전시키면서 열을 가해 '유리를 녹인다'

 

녹일 유리 덩어리들을 꼼꼼하게 올려놓습니다.

 

손바닥만한 유리덩어리들을 올려요. 출처:
손바닥 만한 유리 덩어리들을 올려요. 출처: UA Research

그리고 거대한 퍼니스를 회전시키며 열을 가해요. 돌리면서 기본 형상을 만드는 과정을 주조(casting)이라고 하는데요. 돌리면서 주조하기 때문에 스핀캐스팅(spincasting)이라고 부릅니다. 회전하는 퍼니스가 마치 우주선 같아요. 이 과정에서 유리는 어떤 모양이 될까요? 박병곤 단장은 이렇게 설명했어요.

 

거대한 퍼니스가 돌고있어요. 출처: 유튜브
거대한 퍼니스가 돌고있어요. 출처: 유튜브/UA Research

"섭씨 1,100도까지 올라가면 유리가 녹아서 물처럼 촥 포물면에 흘러 내려와요. 회전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구면 같은 모양이 되죠. 오목한 유리 모양이 나올 거잖아요? 그렇게 유리 재료 형상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걸 천천히 식혀요. 빨리 식히면 깨지니까"

 

다음 영상은 안에서 유리가 녹는 과정을 찍은 건데요. 유리가 얼음처럼 녹는 게 신기하네요.

 

퍼니스 안에서 녹는 유리! 출처:UA Research
퍼니스 안에서 녹는 유리! 출처: UA Research

3. '성형' 후 '연마'

 

기본적인 형상이 만들어지면 반사경의 형상을 다듬는 성형(generating)을 거칩니다. 그리고 연마(polishing)을 통해 표면을 아주 정밀하게 다듬어요. 경면오차는 머리카락 두께의 1/1,000정도인 20nm입니다.

 

GMT거울의 3D이미지 출처: 유튜브/Giant Magellan Telescope
GMT 거울의 3D이미지 출처: 유튜브/Giant Magellan Telescope

얼마나 걸리나요?

 

그렇다면 이 비축반사경 하나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박병곤 단장은 이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첫번째 비축반사경은 2005년부터 만들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거 하나 만든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그 공정을 표준화시키는데 그 과정이 오래 걸렸죠. 표준 공정을 적용하면 다른 거울도 똑같이 만들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2005년에 시작했는데 실제 저 첫번째 거울 완성은 2012년 1월이었어요. 7~8년 걸린거죠. 그러고 나서 두 번째 거울을 만드는데요. 표준화된 공정을 적용하면 저 8.4m 거울 하나 만드는 데 3년 반 이상 걸려요. 그러면 어떡해요? 거울 만드는 데만 20년 걸리게는 못 만드는 거에요. 그렇게 하면 못 만들죠"

 

그렇다면 해결책은 뭐였을까요?

 

"첫 단계는 형상 만드는 거고 두 번째는 대충 모양잡기, 세 번째는 정밀 가공. 이런 단계가 있잖아요? 2번 거울 형상을 만들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3번 거울이 형상을 만들기 시작하는거죠. 3번 거울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4번 거울. 이런 식으로 하면 하나 만드는 데 14개월 정도? 대충 잡아 1년 반마다 거울을 하나씩 만들 수 있는거죠"

 

지금 GMT의 주거울은 얼마나 만들어졌을지 물어보니 박병곤 단장은 "2012년 1월달에 첫 번째 거울을 만들었다고 했잖아요? 두 번째 거울은 전면가공을 하는 중이고 3번째 거울은 뒷면 가공을 하고 있고. 지금 다섯 번째 거울까지 형상을 만드는 작업이 끝이 났어요."라고 말했습니다.

 

GMT는 완전히 완성되기 전, 주거울 4개로 초기운영을 먼저 진행할 거라고 합니다. 네번째 거울의 완성은 약 2022년 정도로 예상되고, 초기운영은 2023년으로 예정돼 있다고 하네요.

 

거울에 반사 코팅은 뭘로 할까?

 

유리만 있으면 투명하니 별빛을 반사할 수 없겠죠? 그래서 표면에 빛을 반사할 수 있도록 금속을 코팅하는데요. 은이나 알루미늄 등을 코팅합니다. GMT에는 어떤 금속으로 반사면을 만들게 될까요? 이를 물어보니 박병곤 단장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유가 있는데요.

 

"우리가 관측할 때 가시광선도 보고 적외선도 보고 그러잖아요. 근데 코팅을 뭘로 하느냐에 따라서 가시광선쪽에 반사율이 높은가 또는 적외선쪽이 높다거나 하거든요. 보통 은이나 금으로 코팅을 하면 적외선쪽을 많이 강조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코팅을 어떻게 하겠다 이런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즉, 각 금속마다 잘 반사하는 빛의 파장대역이 다르기 때문에, 관측장비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래프를 가져왔습니다. 금과 은, 알루미늄의 파장별 반사율을 나타낸 그림이에요. 

 

금(Au), 은(Ag), 알루미늄(Al)의 파장대별 반사율

금과 은의 반사율은 자외선과 일부 가시광선 영역에서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네요. 다시 말하면, 금과 은으로는 자외선 영역의 빛을 모아 관측하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반면 알루미늄은 적외선 영역의 반사율이 금이나 은보다 조금 낮지만,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영역에서 훨씬 나은 반사율을 보이고 있군요.

 

운반은 어떻게 할까?

 

주거울, 엄청나게 크고 정밀하죠? 자칫하면 깨질 위험도 큰데요. 운반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박병곤 단장은 비행기나 헬리콥터로 옮기기에는 유리가 섬세해 파손 우려가 있어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거울 하나의 무게가 20t쯤 돼요. 무게가 20t인건 괜찮은 데 지름이 8.4m에요. 굉장히 크죠. 컨테이너에 담고 무진동으로 스프링 달고 박스에 담아서 가는데, 박스의 크기가 한 10m정도 돼요. 이걸 트레일러에 싣고 고속도로를 달려서 바다까지 이동해 배에 싣고 다시 칠레까지 이동합니다. 항구에 내려가지고 산꼭대기까지 차로 싣고 올려요. 그것도 굉장한 일이죠"

 

차선 3개를 점령한 GMT 주경. 출처: Giant Magellan Telescope

"폭이 10m가까이 되니까 차선 3개를 다 잡아먹어요. 굉장히 섬세하기 때문에 천천히 가는데요.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포장도로에서 20km/h까지도 달릴 수 있어요. 그런데 산에 가면 거긴 비포장이에요. 비포장 도로에 진입하면 사람 걷는 속도보다 더 느리게 가요"

 

이밖에 GMT 주경을 옮기기 위해 다리나 터널, 기타 장애물 등에 대한 사전 경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제작부터 운반까지, 하나하나 보통일이 아닌데요.

 

그런데 이렇게 만든 망원경에 먼지가 앉거나 새똥이 떨어지면 어떻게 할까요? <이웃집과학자>의 GMT특집,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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