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돼 다른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은 우리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NK(Natural Killer, 자연살상) 세포 활성도를 측정해 제2형 당뇨병(성인형 당뇨병) 환자의 면역력 저하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정상 혈당군 13명, 당뇨 전단계 15명, 2형 당뇨병 환자 21명 등의 혈액 속 NK세포 활성도를 측정했습니다. 측정 결과 당뇨환자의 NK세포 활성도는 768.01로 정상 혈당군(2435.31)과 당뇨 전단계 군(2396.08)에 비해 낮았어요. 반면 정상 혈당군과 당뇨 전단계 군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정상적으로 분비되지만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이 작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2형 당뇨병으로 나뉘는데요. 2형 당뇨병이 대부분(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혈관 손상으로 인해 심뇌혈관, 신장, 망막, 말초 신경 등에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면역체계의 교란 또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면역력이 얼마나 저하돼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안철우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나 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이나 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환들이 동반되기 쉽다"며 "당뇨병 환자의 면역력 감소가 당뇨 망막병증, 신장질환, 죽상경화증을 통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안 교수는 "환자의 면역력을 높인다면 향후 당뇨병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Journal of Diabetes Investigation>에 게재됐습니다.